지난 1월을 마지막으로 무려 7개월 가까이 방송이 중단됐던 <PD수첩>은 노조의 파업 복귀에 따라 당초 21일 방송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작가 해고 사태로 인해 제작이 전면 중단됐다.
MBC 노조는 경영진이 <PD수첩> 결방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이날자(21일) 노보에서 "<PD수첩>이 기어코 불방될 것이 확실시된다"며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를 통해 불방을 유도한 김재철 사장 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방송작가들이 <PD수첩> 작가 집단해고 사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작가협의회 사무실에서 열고 있다. ⓒ프레시안(이명선) |
일단 이날 <PD수첩>의 결방은 피할 수 없다. 방송작가들이 해고됨에 따라 방송 재개를 위한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PD수첩> 작가였던 김은희 작가는 "심층취재 꼭지의 경우 제작에 최소 3주 이상이 걸린다"며 "곧바로 사태가 해결된다손 쳐도, 빨라도 한 달은 지나야 <PD수첩>을 방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빨라야 10월은 돼야 <PD수첩> 방영 재개를 기대할 수 있단 소리다.
현재 시사교양작가들은 해고된 작가들이 복직하지 못할 경우 <PD수첩> 제작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이 작가 해고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전면 복직시키는 전향적 자세를 취하지 않는 한, 언제 방송이 재개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MBC가 <PD수첩> 불방 사태를 방관하면서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경영진이 방송 재개를 위한 행동을 취할 기미가 없다"며 "이대로 갈 경우 사실상 <PD수첩> 폐지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PD수첩>은 정권과 대립각을 세운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이다.
당장 <PD수첩> 사태 해결을 위한 첫 시험대는 이날 오후 3시에 열리는 시사제작국장 정책발표회가 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회에서 <PD수첩> 작가 해고사태와 불방 사태, <시사매거진 2580> 제작부서인 시사제작 2부 심원택 부장의 폭언 사태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PD수첩> 방송 재개를 위한 결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태는 보다 장기화될 전망이다. 당장은 MBC PD들이 시사제작국장에게 책임을 묻는 등 구체적 행동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작가 해고사태는 단순히 MBC와 방송작가의 대결구도를 넘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PD수첩>이 가진 상징성이 워낙 큰데다, 공정방송을 요구했던 MBC 노조의 파업 사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반발이 이번 사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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