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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천명 정규직 채용'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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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천명 정규직 채용' 꼼수

3000명 결원은 또 비정규직으로 채울듯

현대자동차가 2016년까지 사내하청 노동자 3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규채용 인원이 기존 정년퇴직자 숫자와 일치해서 기존 비정규직의 결원은 또 다른 비정규직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16일 울산 공장에서 열린 정규직노조와의 교섭에서 정규직 정년퇴직에 따른 결원을 충원하되, 올해 1000명을 사내하청 노동자로 우선 채용하고 나머지 2000명은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내하청과 관련된 논란을 해소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같은 안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에서 2016년까지 정년퇴직하는 정규직 노동자의 규모는 2845명이다. 현대차로서는 애초에 결원으로 메워야 할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를 사내하청 노동자로 채움으로써 불법파견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논란도 피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아울러 추가적인 '불법파견' 논란을 피하고 합법적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를 사용하기 위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혼재돼 일하는 작업 공정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내하청 노동자가 신규 채용돼) 기존 자리가 비면 공정 재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내하청 노동자 3000여 명이 정년퇴직 자리로 옮기면 3000여 명의 결원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현대차 관계자는 "당분간 비정규직 결원은 설비 향상, 자동화, 아웃소싱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감당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신규채용을 할지 (빈자리를 또 다른 사내하청으로 메울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로서는 결원을 충원하지 않으면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는 비판을 받고, 비정규직으로 충원한다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딜레마에 처한 셈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정년퇴직자 자리에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은 단체협약 의무사항일뿐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발했다. 정규직 노조 관계자도 "이번 신규채용으로 또 다른 비정규직이 양산되면 회사는 공정 분리를 통해 합법 도급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는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만큼, 회사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방침에 반발한 비정규직노조는 17일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정규직노조는 주야간 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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