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내 SJM 공장에 폭력사태가 일어난 지난달 27일,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CONTACTUS) 소속 직원들을 '전경'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당시 경찰이 경비업체 직원들을 가리키면서 '저들은 전경이다, 괜찮다, 신경 쓰지 말라, 놔둬라'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폭력 사태 당시 현장에 있던 노조원들은 "폭력이 이뤄지고 있다. 공장 안에 들어가서 진압하고 막아달라"고 호소했으나, 장 의원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놓고 옆에 뻔히 있었으면서도 (공장 밖에 머무르면서) 개입하지 않으며 이같이 말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컨택터스 소속 용역경비원 250여 명은 헬멧, 방패, 곤봉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장 의원은 "공장 2층에 노조원들이 몰려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러 아비규환이었다"는 상황을 전했다. 심지어 용역경비의 폭력을 피하려다가 공장 2층에서 창문을 깨고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부러진 노조원도 있었다.
원래 컨택터스는 용역직원 투입 시 198명을 새벽 6시에 투입하기로 사전에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실제로 SJM 공장에 용역경비가 들이닥친 시간은 새벽 4시였으며, 용역경비원 가운데 40여 명 정도는 미신고 인원이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새벽 5시 10분경 출동한 경찰 2명은 공장 밖에서 SJM 사측 관계자와 용역업체 관계자와 대화만 나누다가 2시간 뒤에 철수했다. 장 의원은 "담 문 바로 앞에 경찰들이 그냥 골목에 서 있었다"며 "그 순간 이 노동자들은 국가로부터 완전히 버림받았다"고 꼬집었다.
경찰청은 112신고에 안이하게 대응한 안산단원경찰서에 대해 3일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이날 폭력사태가 일어난 다음날 베트남 휴가를 떠나 물의를 빚었던 우문수 경기안산단원서장을 대기 발령조치했고, 신임 서장으로 고경철 경기경찰청 수사과장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경비업법을 위반한 컨택터스에 대해서는 허가를 취소하고 과태료 5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경찰은 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해 소명절차를 거친 이후 오는 16일 컨택터스의 허가 취소와 과태료 부과를 확정한다.
그러나 과태료 50만 원은 솜방망이 처벌인데다, 현행 경비업법상 경비업체는 허가가 취소돼도 사업자 등록번호만 바꿔서 다시 영업할 수 있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이런 용역업체가 1년 이상 상주하면서 노조원들에게 습관적인 폭력, 이른바 '뒤로 데려가서 손 보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현재 민주당 내 진상조사단이 경찰의 안이한 대응과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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