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 SJM공장에 용역경비직원들이 노조원을 폭행해 치아와 두개골이 함몰되는 사태가 빚어졌지만, 경찰은 구조를 요청하는 여성 노조원의 신고를 4차례나 받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안산단원경찰서장은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베트남으로 휴가를 떠나기도 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SJM 공장에 용역경비 200여 명이 들이닥친 지난달 27일 오전 4시55분부터 5시27분까지 112신고가 7건 접수됐다고 2일 밝혔다. 이 가운데 4건은 SJM 소속 여성노동자의 신고였다.
여성 조합원은 "공장 안에서 용역회사 직원들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빨리 와서 구해달라"고 4차례에 걸쳐 다급한 상황을 전했다. 당시 SJM 공장 안에 투입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CONTACTUS) 소속 경비들은 소화기를 난사하고 투척했으며, 날카로운 쇳조각인 자동차부품을 비무장한 조합원들에게 던졌다.
그러나 안산단원경찰서 소속 공단파출소 경찰관 두 명은 최초로 오전 5시10분께 현장에 도착했지만 공장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공장 밖에도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으나, 경찰은 공장 문 앞에서 경비용역업체와 SJM 사측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2시간 뒤에 철수했다.
경찰은 용역직원들이 공장에 투입된 지 1시간 뒤인 새벽 5시 30분에 3개 중대를 현장에 배치했으나, 상황이 이미 끝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SJM 노동자들은 "새벽 6시 이후에도 40여 명의 노동자들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증언했다.
그런데도 우문수 안산단원경찰서장은 폭력사태가 빚어진 다음날 베트남으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비판을 받자 우 서장은 2일 출근해 오전에 SJM 공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지난달 31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가 노조원에게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했고, SJM 사측이 이를 지시했으며, 안산단원경찰서가 폭력사태를 묵인했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경찰이 사건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자, 안산단원경찰서는 뒤늦게 회사 관계자 5명과 용역업체 관계자 13명 등 모두 18명을 폭력 및 경비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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