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작가 집단 해고로 논란을 빚었던 MBC가 해고 사유로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해서였다며 그 사례로 "노조 파업지지"를 들었다. 노조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작가들을 전원 교체한 셈이다. 그간 MBC는 작가 교체 이유로 "분위기 쇄신"을 들었다.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와 MBC에 따르면, <PD수첩> 작가 6명 전원 해고의 담당자였던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은 1일 인트라넷에 글을 올려 작가 해고 사유를 위와 같이 밝혔다.
MBC에 따르면 김 국장은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 작가에게는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제한이 따른다"며 "편파성 시비를 벗어나 공정한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사례로 김 국장은 정재홍 작가를 포함한 <PD수첩> 작가들이 "MBC의 노사분규 사태에서 일방적으로 노조의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 측에 가담하여 회사 측을 상대로 싸움을 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특보를 통해 김 국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프로그램 성격과 관계없이, 의사표명을 이유로 비정규직인 작가들을 해고했다는 이유다.
노조는 "전대미문의 조치가 최소한의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PD수첩> 프로그램에서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이 무시된 사례를 찾고, 그 과정에서 이번에 해고된 작가들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고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홍 작가도 "작가들은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을 뿐, 노조에 가담해 회사를 상대로 싸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우리가 지지한 것은 공정방송 회복이라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국장은 "작가들이 다른 경로로 교체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에 대해서 저는 결례라고 생각"했다며 해고 통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은 사과했다. 이번 해고 소식은 경력PD들이 배연규 <PD수첩> 팀장 지시에 따라 대체 작가를 물색하는 과정을 통해 알려졌다.
김 국장은 그러나 관련 사태 해결을 위해 <PD수첩> 작가들이 1일 요청한 면담은 거부해, 작가 해고 결정을 되돌리지 않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작가들의 집단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등 전 방송장르를 아우르는 한국방송작가협회는 1일 김재철 사장과 면담을 요청했으며, 오는 3일을 시한으로 김 사장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면담이 성사되지 않고 작가들의 원상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방송작가협은 MBC를 상대로 '최고수위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3일이 이번 사태의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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