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이사회가 서남표 총장 계약해지안 처리를 연기했다.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은 20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서 총장이 모든 것을 이사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단독으로 서 총장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사 16명 중 15명이 참석한 이날 이사회에서 오 이사장은 서 총장과의 대화 결과를 밝히고 계약해지안을 처리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고, 이사진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총장은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오 이사장을 따로 만나 두 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지난 12일 밤 10시 서 총장 계약해지안을 상정해 서 총장의 퇴진을 압박했다. 서 총장은 그러나 기자회견을 열어 "물러날 이유가 없다"며 버텨 왔다. 지난 2월 카이스트 이사진이 바뀌면서 서 총장을 포함한 16명의 이사 중 총장에게 우호적인 이사는 3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이사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18일 카이스트 교수평의회는 "카이스트가 이토록 심각한 난관에 봉착한 것은 서 총장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의사결정 방식 때문"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해 서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
총학생회도 연달아 성명을 발표하고 이사진에게 편지를 보내 이사회의 결단을 촉구해 왔다.
김도한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은 편지에서 총장과 소통하고자 했으나 서 총장이 "학생들의 얘기를 듣기는커녕 오히려 학칙을 바꿔 총학생회 선거를 무산시키고 학생을 고소하기까지 했"다며 "학생, 교수, 이사회, 정부 모두를 '정치적 음모', '배후세력', '기득권'과 같은 단어로 폄하하고 있어" 서 총장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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