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MBC 노조, 파업 종료…18일 오전 9시부터 업무 복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MBC 노조, 파업 종료…18일 오전 9시부터 업무 복귀

"김재철 사장 8월 퇴진 확신…안 물러나면 다시 파업"

MBC 노조가 170일 간의 파업을 끝내고 18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전격 복귀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17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여의도 MBC본사 D스튜디오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복귀를 결정했다. 이날 총회에는 파업 조합원 770여 명 중 600여 명이 모였으며, 3시간의 총회 끝에 조합원 만장일치로 파업 복귀를 결의했다.

당초 이날 총회는 오후 1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많아 예정보다 한 시간 늦춰졌다.

이에 따라 부산을 제외한 파업 중인 지역 MBC도 동시에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부산 MBC는 단협안 결렬로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MBC 본사 지하1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김재철 사장 퇴진과 MBC 공영성 확보를 위해 싸우기로 표결 없이 만장일치 가결했다"며 "내일 오전 9시부로 업무에 전격 복귀한다"고 선언했다.

MBC 노조는 장기간 파업에도 불구, 김재철 사장 퇴진, 공영방송 장치 마련 등 당초 노조의 요구안은 단 하나도 관철하지 못했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다른 언론사와 달리) 회사가 협상에 응하지 않아 방법이 없었다"며 "다만 국민적 여론이 모였고, 그 여론이 19대 국회를 움직였기에 오는 8월 김 사장 퇴진이 이뤄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오는 8월 9일 시작되는 방문진 새 이사진 인사 결과 김 사장 해임을 건의할 인사들이 꾸려질 수 있는 장치는 장기 파업으로 얻어냈다는 얘기다.

정 위원장은 "이제 회사를 살리는 몫은 김 사장이 아니라 우리 구성원들에게 있다"며 "이제는 회사로 올라가서 회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기존 단협안에 마련된 공정방송협의회를 새 사장이 준수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노조에서는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하는 민실위원을 보다 연차가 높은 선배급 기수로 채워, 감시기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특히 국민들을 향해 "그 동안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못하면서도 노조의 파업을 지지해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민의가 국회를 움직였기에 국회가 저희의 문제를 해결할 길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파업으로 MBC 사태의 완결을 보진 못했지만, 이것(복귀)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서 복귀를 선택했다"며 "지금은 의구심이 가시더라도, 경영진이 퇴진하는 모습을 보시면 '저런 사정이 있었구나'하고 아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대국민선언문'을 통해 "저희가 파업 잠정중단의 결단을 한 것은 오로지 국민들을 믿기 때문"이라며 "이번 170일 간의 파업을 통해 향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건 MBC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고 밝혔다.

한편 MBC 노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투쟁 선포식'을 D스튜디오에서 갖고 긴 파업에 종지부를 찍는다.

MBC 노조는 지난 1월 30일 총파업에 돌입해 이날(7월 17일)까지 MBC 역사상 최장기 파업을 이어왔다. 처음 573명이 동참한 파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나 770여 명 이상이 꾸준히 파업에 동참했다. 이 기간 30여 명의 보직간부들도 보직을 포기하고 파업에 동참했다.

이 기간 조합원 6명이 해고됐고, 김 사장 취임 이후를 모두 포함하면 8명이 회사에서 쫓겨났다. 파업 기간 서울 본사에서만 44명을 포함해 76명이 징계자로 올랐고 120명은 대기발령 명단에 올랐다.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를 전부 포함할 경우 징계당한 조합원은 232명이다.

사측은 파업 기간 노조를 대체하기 위해 앵커, 시용기자, 경력 PD 등 대체인력 93명을 채용했다.

다음은 정영하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공정보도 안전장치는 마련했나?
"회사와 전혀 협상하지 못했다. 노조가 협상을 요구했으나 회사가 응하지 않았다. 되려 파업 참여 조합원들을 어떻게 솎아낼 것이냐에만 몰두했다."

-170일 간 파업에도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복귀한다. 어떤 의미가 있나?
"복귀 이후 구성원들이 현장에서 가지는 마음 자세가 달라질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번 파업을 통해서 MBC가 '공정보도'를 지켜내지 못할 경우 얼마나 심각한 사태가 오는가를 몸으로 느꼈다. 이제 현장으로 돌아가면 공정보도에 대한 스스로의 기준이 이전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시용기자를 포함해 대체인력 93명이 회사에 있다. 어떻게 관계 맺어갈 것인가?
"김재철 사장이 있는 동안은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 문제는 새로운 사장과 대화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회사에 올라가더라도 솔직히 말해 크게 바뀔 부분이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파업을 '잠정중단'하고 '새로운 투쟁'을 선언한다. 무슨 의미인가?
"파업 대신 현장에서의 투쟁으로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이제 일상적 업무 현장에서 김재철 사장과 싸우는 동시에 망가진 MBC를 되살리겠다."

-파업을 다시 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사장 하나 바뀐다고 MBC가 국민의 품에 돌아왔다고 말하진 못한다. 새 사장에 또 다른 낙하산이 올 수도 있다. 언제든 저희는 그 경중에 따라 파업이냐 일상투쟁이냐를 선택할 것이다."

-국회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 분위기가 높아졌다는 게 파업 복귀 이유다. 만일 김 사장이 8월에도 나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다시 파업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24주 간 결방된 <무한도전>은 언제 방송되나?
"나도 잘 모르겠다. 김태호 PD에게 물어봐야겠다. 김 PD가 누구보다 <무한도전>을 사랑한다. 이전 '하하-홍철' 대결구도 다음 촬영분량이 편집만 돼 있다면 당장 이번 주말이라도 방송이 나갈 수 있지 않겠나. 보고 싶은 <무한도전>을 보지 못하고 참아주신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씀 드린다."

-복귀 후에도 추가 대기발령 등 징계가 이어질 것 같다.
"회사의 탄압은 우리가 몸으로 받아낼 수밖에 없다. 오늘 우리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앞으로 사측의 탄압을 견뎌내겠다는 결의를 했다."

-올림픽 보도는 어떻게 하나?
"이미 회사가 우리 조합원들 없이 올림픽 보도를 위한 세팅을 완료했다. 다만 구성원들이 복귀하는 만큼 방송 질을 더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이 있다. 회사에서도 구성원들 인력 소요가 생길 것이다."

-방문진 이사진 인사는 결국 청와대와 새누리당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노조 예상대로 8월에 사장이 바뀔 수 있을까?
"저희의 170일 간 파업은 결국 국민들이 노조를 지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민의가 작동했기에 국회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 국회가 민의를 져버리진 못할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