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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립대 입시제도 개혁'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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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립대 입시제도 개혁' 팔 걷었다

"시립대부터 교육정상화 길 찾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개석상에서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결국 우리가 학교에서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을 제대로 못 배운 게 아니냐"며 "기본이 안 돼서 이렇게 어지럽고, 혼란스럽고, 부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관 대강당에서 열린 시립대 입학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이 토론회가 끝난 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국영수 잘하는 것보다 인간관계 기본 배워야"

박 시장은 10일 오전 9시 30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립대 입학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해 이와 같이 말하고, 서울시립대부터 사교육에 의존하는 입시체제를 탈피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립대는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조례에 따라 시장 직속 기관으로 운영된다.

박 시장은 토론회에 참여한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의 바칼로레아(프랑스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는 철학이 기본적으로 나온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보면 문학이나 철학을 물었다"며 "아무리 수학을 잘 하고 영어를 잘 해도, 사람이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고, 인간관계를 맺을 기본을 잘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시위주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 입시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박 시장은 특히 대학의 입시 논술고사 문제를 지적하며 "시험이 너무 어렵다. 좀 더 쉽게 내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쉽게 내면 변별력이 없다'고 대학이 주장하지만, 너무 어려워도 변별력이 없는 것 아니냐"며 "서울시립대부터 우리나라 교육 정상화의 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립대는 서울 시민이 낸 돈으로 운영되는 대학"이라며 "서울시를 좀 더 좋은 도시로, 시민들이 행복한 도시로 만드는 데 대학이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제공


"대학이 교육 풍토 바꿔야"

이날 토론회는 현재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논술, 수능,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치러지는 서울시립대의 입학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대학이 입학시험 제도 개선 마련 방안을 시민들에게 직접 묻고, 이를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이날 토론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대강당에도 방청객 30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회는 이범 서울교육청 정책보좌관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과 이중원 서울시립대 교육인증원장,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입학관리본부),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이 참여했다.

이윤미 교수는 "한국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입시 위주 교육을 개선하고, 대학에 예속된 초중등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결국 대학이 선도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며 "서울시립대를 비롯한 국공립대학들이 (변화의) 모델이 돼 파급효과를 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한국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시제도가 변해야 한다며 서울시립대의 입시제도가 △사교육 유발 요인을 최소화하고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며 △대학교육과정의 개선과도 병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토론회에서는 입시제도별 유형을 단순화하고 모집단위별 전형을 특성화하자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범 보좌관은 "토론회는 이제 시작됐다. 오는 11월까지 다양한 의견을 모아 내년 서울시립대 제도 개선 틀을 발표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서울시와 서울시립대 등이 주축이 된 서울시립대 입학제도 개선 기획단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발제자의 의견과 참고자료 등을 온라인 카페(cafe.naver.com/seouleduproject)에 공개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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