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노조와 집행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금액을 기존 33억 원에서 195억 원으로 대폭 올렸다. 노조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손배소를 사측이 제기했다며 "노동탄압 역사에 신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특보에서 MBC가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금액을 상향 조정한 청구취지 변경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전날(2일) 조합에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C는 지난 3월 4일 33억 원 규모의 손배소를 노조와 집행부 16명을 상대로 청구했다. 그러나 MBC는 지난 달 22일 손배소 규모를 195억 원으로 올린 변경서를 통해 기존 손배소는 "3월 1일까지 발생한 손해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며, 다음 날부터 지난 달 20일까지 발생한 손해액을 추가해 이와 같은 규모가 나왔다고 밝혔다.
사측은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 내역은 추후 관련 자료를 입수해 제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손배소 규모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지난 4월 금호타이어 사측이 노조 간부 97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배소 규모는 179억 원이었고, 재작년 11월 현대자동차 사측이 노조의 공장 점거에 대해 제기한 금액은 100억 원이었다. '희망버스'로 한국 사회를 뒤흔든 한진중공업 노조 파업 사태 당시 사측은 노조에 159억 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회사와 경찰, 보험회사가 노조를 상대로 낸 240억여 원대의 손해배상 규모를 제외하면 근래 발생한 노사 분규 사업장에서 나온 손배소 규모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9년 당시도 사측이 노조 간부와 대의원 190명을 대상으로 낸 손배소 규모는 50억 원대다.
MBC 노조는 사측이 손해배상 청구 규모를 변경한 지난 달 22일 낸 특보에서 이미 '소송폭탄'이 예고됐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당시 특보에서 사측이 "파업으로 막대한 광고 손실이 발생했으며 올림픽 광고 특수도 MBC만 실종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 주장은 "악의적인 공세"였다고 비판했다.
당시 사측은 "올해 5월까지 광고 매출에서만 전년 대비 198억 원의 감소"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나 노조는 이에 대해 "파업으로 매달 인건비 30억 원을 고스란히 보존했다"며 "사실상 대체 인력을 투입해 프로그램 결방 등 사태를 사측이 최소화했다"고 강조, 사측이 파업으로 인한 책임을 노조에 일방 전가하려는 '악의적 공세'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오히려 김 사장의 각종 비리 혐의, 경영진까지 개입한 편파방송 등으로 인해 MBC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시청률이 감소했다며 MBC의 손해에는 경영진 책임이 더 크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사측의 대처에 대해 "사회적 약자의 발언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짓밟을 의도에서 자행되는 악질적인 공세"라며 김 사장이 "이번 천문학적인 소송 폭탄으로 다시 한 번 대화로 사태를 풀 생각이 없음을 만천하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4박 5일 일정으로 MBC 자회사의 지사 설립 논의를 위해 베트남으로 출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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