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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에 "MBC 파업 취재 불가"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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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에 "MBC 파업 취재 불가" 통보

파업 제작진 낙인 찍기…"공정성 없을 것" 예단

KBS <추적 60분> 제작진이 MBC 노조의 파업사태를 취재하려 했으나, 담당 고위 간부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취재 중단을 지시했다.

<추적 60분> 제작진과 KBS,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에 따르면, 제작진이 2주 전 제출한 MBC 노조의 파업 취재 기획안에 대해 권순범 시사제작국장이 2일 오전 최종 불가 통보를 내렸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권 국장은 <추적 60분> 제작진이 취재한 MBC 파업 보도는 공정성이 떨어진다고 단정해 취재를 중단시켰다. 새노조에 따르면 권 국장은 이날(2일) 간부회의에서 "연대 파업의 당사자였던 KBS 노조원(새노조 조합원)이 관련 아이템을 취재한다면 그 방송은 공정한 방송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KBS 측도 인정한 부분이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연대 파업 당사자가 파업 취재에 나서는 게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권 국장이 말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결국, 파업에 나섰던 취재진은 관련 아이템을 취재해선 안 된다는 입장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추적 60분> 제작진인 허양재 PD는 "우리를 아직 파업 당사자로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사실상 KBS PD들의 언론인으로서 양심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노조 관계자도 "PD가 취재한 결과물을 보지도 않고 취재를 막은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KBS가 저널리즘의 기본을 저버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배재성 실장은 "<미디어비평>, <시사기획 창> 제작팀에서도 같은 아이템을 준비 중이어서 데스크회의에서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중복편성을 하는 건 곤란해서 프로그램 간 조율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일상적인 데스크 차원의 아이템 검토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허 PD는 "현재까지 <미디어비평>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게 없다. 보도국 인사 과정에서 <미디어비평> 팀장과 일부 팀원이 교체되기도 했다(그래서 취재가 확정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권 국장께서 우리 팀에 아이템 중복 이야기를 꺼낸 적도 없다. 오직 '너희가 당사자라서 해선 안 된다'고만 했다"고 지적했다.

<추적 60분> 취재팀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 "언론사 파업문제는 국회 개원협상의 선결조건 중 하나였을 정도로 우리 사회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이런 문제를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는다면 오히려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적 60분>을 비롯한 KBS 제작진들은 개인의 신념이나 호불호를 떠나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사명으로 불편부당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취재"한다며 권 국장의 "편견"이야말로 "후배 기자, PD들의 자질을 평가 절하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나아가 기왕에 제작해 왔던 KBS 시사 제작물 자체의 공정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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