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서 위안부 사진전이 열렸다.
재일 사진작가 안세홍 씨의 전시회 '겹겹-중국에 남겨진 옛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가 열리기까지의 과정은 지난했다. 안 씨의 사진은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와 오사카의 니콘 살롱에서 각각 6월과 9월 전시될 예정이었지만, 니콘 측은 일본 내 보수 여론이 니콘 불매 운동 가능성까지 들고나오자 사진전을 취소했고, 안 씨는 법원에 개최 취소 가처분신청을 냈다.
지난 22일 도쿄 지방법원은 안 씨의 요구를 인정해 니콘에 위안부 사진전을 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라고 명령했고, 니콘은 항소 의지를 밝히면서도 26일 예정대로 사진전을 열였다.
하지만 사진전이 열린 뒤에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사회의 '불편함'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니콘 측은 다른 전시장과는 달리 안 씨의 사진전을 보러 온 관객들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했고, 경비 인력을 배치하는 한편 사진 촬영과 언론 인터뷰도 불허했다.
또 이날 전시관 밖에서는 일본 우익단체 회원 8~9명이 피켓을 들고 위안부가 강제동원이 아니며 조선인들이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했다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펼침막 중에는 한글로 "저는 조선인에 의해 위안부(매춘부)가 되었습니다"라는 글귀까지 적혀 있었다.
중국에 남아있는 생존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카메라의 담은 안 씨의 작품이 시련을 겪으면서 동료 사진작가들도 지원에 나섰다. 한 영국인 사진가는 '나는 검열당했다'(☞
바로 가기)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안 씨의 사진전을 지지하는 서명을 촉구했다. 27일 오전까지 이 사이트에서 569명의 지지자들이 연대 서명을 했다. 한국에서도 120여 명의 사진가들이 별도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니콘에 항의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26일 일본 도쿄 신주쿠 니콘 살롱 안팎의 풍경을 장준희 사진가가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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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 사진작가 안세홍 씨의 '겹겹-중국에 남겨진 옛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사진전 팸플릿. ⓒ장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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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장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는 극우단체 회원들. ⓒ장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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