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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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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국

[中國探究] 정밀진단 중국경제

□ 현상판단 : 지표 "뚝"…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힘든 상황

금리인하 읽는 법


중국인민은행이 8일부로 기준금리인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25bp(0.25%P) 인하했다. 1년 만기 예금금리는 3.5%에서 3.25%로, 대출금리는 6.56%에서 6.31%로 조정됐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12.23) 이후 3년 반 만의 첫 금리인하다.

▲ 중국 기준금리 조정 추이(%). 자료 : 중국인민은행(예금금리 역대최고치는 '90.4.15부 단행 10.08)

금리인하의 핵심배경은 경기하강 속도완화와 기업 금융비용 경감이다. 중국은 선진국 경제의 연계확대로 인해 글로벌 위기의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 심화되자 경기진작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경제의 3두마차 측면에서 '수출'은 당분간 타격지속이 불가피하며 '투자'의 경우 2008-2009년 4조위앤 대형 재정투자로 2010-2011년 극심한 부작용(인플레이션, 과잉구조 심화, 개혁조치 중단)을 심하게 겪은 바 있어 '내수' 카드가 가장 유효하다. 현 상황에서 내수를 확대할 수 있는 가장 무리 없는 방법은 금리인하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칫 돈이 너무 많이 풀릴 경우 부동산 재(再)버블 내지는 과잉유동성 심화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통상적 수준(0.25P)의 금리인하를 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면 배경도 짚어보아야 한다. 기준금리 인하 발표와 함께 나온 금리 우대 및 할인정책에는 실물경제 자금공급이라는 단기 고려와 함께 금리자유화 추진이라는 중장기 고려가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1년 예금금리에 대해서는 우대금리 상한 폭을 종전대로 10%로 유지했으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3.5%에서 3.25%로 낮아졌다. 하지만 10%의 최대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3.58%로 높아지는데 이는 지난 해 이래 예금증가율이 감소한데 따른 예금원 확보노력인 것으로 보인다. 1년 대출금리의 경우 할인 허용 폭을 종전 10%에서 20%로 확대함으로서 20%의 최대 할인율을 적용하면 6.31%에서 5.1%로 크게 낮아지며 이는 대출수요 확대,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은행경쟁유도 등이 목적이며 이는 바로 금리자유화의 한 과정으로 해석된다.

분명한 점은 중국이 만약 위 핵심배경과 같은 발등의 불을 끄는 데만 집착했다면 이 같은 조치는 없었을 것이며 예대금리도 비대칭 조정을 했을 법하다. 결국 이번 조치 이후 단기적 경기진작 효과 여부만을 볼 것이 아니라 금리자유화라는 숨은 코드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 ⓒ로이터=뉴시스

물가, 어디로 움직이나

중국국가통계국이 9일 발표한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예상치 3.2% 하회)에 그쳤다. 2010년 6월(2.9%) 이래 2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식품가격이 6.4%, 비식품가격이 1.4% 각각 올랐다. 낮은 소비자물가 수준의 가장 큰 요인은 식품(식품소비가 전체소비의 30% 비중, 식품의 CPI 비중도 30%) 가격의 전년 동기 및 전월('12.4월) 대비 하락세에 있다. 하지만 돼지고기 가격이 벌써부터 불안해보여 하반기에도 낮은 물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 중국 소비자물가 추이(%). 자료 : 중국국가통계국.

생산자물가(PPI, 공장출고가격)는 5월에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예상치 -1.1% 감소)해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2009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PPI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향후 2~3개월 정도는 CPI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5월 공업생산이 전달보다 상승한 것을 근거로 생산자물가가 이미 저점을 찍은 것으로도 평가하지만 불안해보이기는 소비자물가와 마찬가지다.

▲ 중국 생산자물가 추이(%). 자료 : 중국국가통계국

역대 최저수준으로 내려간 투자

고정자산투자(FAI) 증가율은 1~5월에 전년 동기 대비 20.1%에 그쳐 하락세를 지속하며 역대 최저 수준에 가 있다. 1차산업(37.1%), 2차산업(23.1%)에 비해 3차산업(16.4%) 투자가 크게 부족하다. 중부(24.9%), 서부(24.1%)와 비교하면 동부연해지역(19.3%) 투자가 낮은 수준이며 중국 내자기업(20.6%) 보다 외국인투자기업(15.7%) 투자가 부진하다.

▲ 중국 고정자산투자 추이(%). 자료 : 중국국가통계국

민간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동반 하락세다. 1차산업(38.0%), 2차산업(29.2%)에 비해 3차산업(23.2%) 투자가 크게 부족하고 서부(32.6%), 중부(27.4%)에 비해 동부연해지역(24.3%) 투자가 낮은 수준이다. 투자부진은 동력약화란 점에서 향후 경기전망에 매우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생산도 줄줄이 하락

3월까지 두 자리 수를 유지한 공업생산 증가율이 5월 전년 동기 대비 9.6%(예상치 9.8~10% 하회) 기록했다. 전월(4월 9.3%)보다는 다소 호전됐지만 1개월 치만으로는 회복추세를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더욱 좋지 않다. 중국국가통계국과 중국물류구매연합회가 6월 1일 발표한 5월 제조업 PMI는 50.4로 전월보다 2.9포인트 하락했다. 세부 PMI 지수가 모두 하락했지만 신규주문지수와 원자재재고지수, 공급상배송시간지수 등은 50 아래로 떨어져 경기부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 중국 제조업 PMI 분류별 지수. 자료 : 중국국가통계국

HSBC가 발표하는 PMI 지수(5월 48.4%)의 경우 7개월째 하락세다. HSBC의 PMI는 중국국가통계국 PMI에 비해 조사대상 가운데 중소기업을 더 많이 포함하고 있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보다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근래 가장 부진한 소비

소비재소매판매 증가율이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5월에는 전년동기대비 13.8%에 그쳤다. 발표 전 일반적인 예측치(14.3%)를 하회했으며 가격요인을 감안한 실제 성장률은 11%에 그쳐 근년 이래 가장 부진한 수준이다.

1월부터 5월까지는 명목 증가율 14.5%, 실제 증가율 10.9%를 각각 기록했다. 품목별로 통신기구(38.7% 증가), 건자재(24.9% 증가), 가구(24.3% 증가)는 호조세이나 가전 및 음향기기(2.0% 증가), 스포츠 및 오락용품(6.6% 증가), 자동차(9.8% 증가)는 판매 증가율이 낮은 수준이다.

소비의 경우 10% 이상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문제는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부분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 중국 사회소비재소매판매 증가율(%). 자료 : 중국국가통계국

'반짝' 증가 불구 불투명한 수출

1-4월 누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에 머물렀던 수출입액은 5월(3,435억 8천만 달러)에 14.1%의 깜짝 증가세를 보이며 당월 실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1,811억 4천만 달러, 15.3% 증가), 수입(1,624억 4천만 달러, 12.7% 증가) 모두 당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5월 수출입 증가요인은 노동절 연휴 일부 4월 포함에 따른 근무일 수 증가, 일부 제조업체들의 재고소진을 위한 밀어내기 수출, 대유럽 수출부진과 대비된 대미.아세안.일본 수출 증가 등이다.

그러나 1-5월 교역 증가율이 7.7% 증가(수출 8.7% 증가, 수입 6.7% 증가)에 그쳤고 하반기에도 선진국 경기회복 불확실, 통상마찰 확대 가능성 등으로 인해 수출 전망이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수출이 전향적으로 풀릴만한 극적인 호재요인이 없어 추가적 관찰을 요한다.

□분석과 전망 : 대형 재정투자 피할 듯...어렵겠지만 연착륙에 무게

금리인하 효과 제한적...부작용 방지가 더 문제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며 인하 폭(0.25bp)이 크지 않은 통상적 수준이기 때문에 효과도 제한적이다. 금융 및 부동산 부문에 단기호재가 될 수 있으나 제조업의 경우 당장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경제지표 특히 생산자물가지수(PPT)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금리를 내려도 은행 돈 빌려가는 기업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현재 중국경제의 문제점 차원에서도 분석할 수 있다. 즉 중국경제의 문제점은 대외적으로 유럽재정위기 등 글로벌 위기 장기화 및 심화, 비용급등, 외수에서 내수로의 정책 중심 전환에 따른 수출타격(부진) 등이다. 대내적으로는 국내경기부진 및 구조적 모순에 따른 내수만성부족, 기업차원 투자수요 부족, 대규모 재정정책 부작용 우려로 정부차원 투자공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있다. 0.25bp의 금리인하는 무더위에 부채질 정도의 효과이며 중국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개혁이 수반되어야 한다.

금리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정부가 신중하게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인하공간이 있는 지준율 카드를 우선적으로 구사하려 할 것이며 금리 추가인하 여부는 중국경제가 어느 시기에 저점을 찍을 것인지를 관찰해서 결정할 것이다.

만약 '2분기 저점-3분기 상승'이라면 추가 금리인하는 자제할 것이며 경기회복이 지연되어 '3분기 저점-4분기 상승'으로 간다면 3분기 중 핵심경제지표 발표시점에 앞서 1회 정도 금리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금리인하는 허약해진 무더위에 부채질 정도의 효과 내지는 경제체질에 보약(補藥) 내지는 비타민을 먹는 정도의 효과에 그칠 것이며 경기진작을 위해 영양식(밥)을 먹는 효과와는 분명히 다르다.

2008년과 2012년의 다른 점...현 상황 판단의 핵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시기에는 성장률 유지(바오파, 保八)가 다른 모든 과제를 압도한 시기였다.

당시 중국은 11.5규획(2006~2010) 목표 달성을 위해 최단기간 내 V자형 회복세에 주력했다. 정부가 직접 개입해 4조 위안 규모의 대형 재정투자를 통해 2009년 9.2%까지 떨어졌던 성장률을 2010년 10.4%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경제산업의 구조적 불균형 치유를 위한 개혁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공급과잉 심화와 함께 2010-2011년에 걸쳐 물가가 위험수준으로 급등하는 엄중한 부작용을 겪었다.

지금은 무조건적 고성장 보다는 균형적 조정과 안정적 성장이 핵심과제다. 단기과제는 수출 및 내수부진에 따른 기업재고의 효율적 처리, 산업현장에 대한 선별적 자금공급, 12.5규획과제 추진 등이다. 중장기 과제는 2008년 글로벌 위기 대응과정에서 정부역할이 비대해진 점을 바로잡기 위해 민간부문을 육성하는 이른바 '민진국퇴(民進國退)'형 정책을 구사하고 균형발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2008년의 경우 개혁 일정을 중단한 채 부작용을 감안하지 않은 전면적 경기부양정책을 편 것이고 지금은 체질개선이 보다 우선순위에 있다.

경제정책 3대 시나리오

중국정부가 구사할 수 있는 경제정책으로 대개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볼 수 있다.

(시나리오 1) : 2008년 '4조 위앤'과 같은 대규모 재정투자 단행
(시나리오 2) : 부동산 및 산업.기업 구조조정 강력/지속 추진
(시나리오 3) : 제한된 범위 내 경기부양 및 정책 미세조정

현재 상황을 보면 시나리오 3의 가능성이 단연 높고 실제 그 같은 움직임이 곳곳에서 관찰된다. 시나리오 1의 경우 중앙 및 지방의 재정적자 누적, 유동성 과잉, 부동산 재(再)버블, 공급과잉.저효율 제조업 구조조정 실기(失機)에 따른 위기 발생 및 불균형 심화가 우려된다.

현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정책은 효과보다는 부작용 우려가 큼
- 대규모 확장형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증세(增稅), 국채발행, 유동성 확대 등의 조치와 경과, 결과가 불가피함.
- 증세는 실물경제 비용 상승을 수반하며 채권발행은 대형 프로젝트 추가 추진을 위한 전제로 한 것이므로 정부의 현재 정책 스탠스와 맞지 않음
- 또한 유동성 확대는 일시적 경기진작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곧바로 자산 가격 급등 우려가 있음.
시나리오 2의 경우 통화공급 급속위축, 물가 지속하락, 경기침체 심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만약 유럽 재정위기까지 심화된다면 중국경제는 단시간 내에도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시나리오 3의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정책의 어려움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른바 '두 마리 토끼'가 아닌 안정적 성장유지, 구조조정, 물가억제 등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상황이며 이 같은 현실에서는 충격적이고 물량위주의 정책을 구사하기 어렵다. 제한된 범위의 경기부양과 정책 미세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이는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기 때문에 정부와 경제실체들이 인내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에 무게

현재 중국경제는 경착륙 우려 요소가 존재하며 연초보다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경착륙의 의미는 경기급속 냉각, 주가폭락, 소비급랭, 실업증가 등을 포함한다. 2008년 4조위앤 재정투자의 부작용(공급과잉, 중복투자, 버블)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2012년 들어 실물경제와 각종 지표가 지속 하락하고 있음을 보면 경착륙 우려가 당연해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여전하다. 우선 정부가 대내외 문제점과 모순상황의 핵심을 직시하며 (효과는 추가적 관찰을 요하지만) 적어도 정책적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2011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성장률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구조조정과 개혁 추진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5월까지 경제실적이 대단히 부진하지만 일부 지표는 저점을 찍고 상승기미를 보이는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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