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제작이 무산되며 논란을 낳았던 영화 <26년>이 주연배우 출연을 확정지었다.
13일 영화사 청어람 등에 따르면 배우 한혜진과 진구, 임슬옹은 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26년>의 주연배우로 확정됐다.
5.18 민주화운동 도중 신군부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조직폭력배 곽진배 역은 진구가 맡았다. 진구는 지난 2008년, 처음 이 만화의 영화화 제작이 시도됐을 때도 출연을 약속했었다.
한혜진은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그 사람'을 저격하려 시도하는 심미진 역을 맡는다. 인기 아이돌그룹 2AM의 임슬옹은 현직 경찰 권정혁으로 분한다. 이 영화는 임슬옹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 된다.
메가폰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후궁:제왕의 첩>의 미술감독인 조근현 감독이 잡는다. 영화사는 오는 7월부터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제작비를 충분히 모으지 못한 상태다.
<26년>은 인기만화가 강풀이 지난 2006년 4월부터 10월 사이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한 동명의 만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이 만화는 5.18 광주에서 자행된 신군부의 학살로 가족을 잃은 국가대표 사격선수와 조직폭력배, 경찰, 대기업 총수 등이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 준비하는 내용을 담았다.
역사적 사실에 과감한 상상력을 더한 이 '팩션' 만화는 몰입도 있는 내용과 진지한 성찰, 열린 결말로 연재 당시 매회 2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올려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을 다시 법정에 세워 준엄한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누리꾼 사이에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세력 등 일각에서는 이 만화에 강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강풀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29만 원 밖에 없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접하고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청어람은 이 만화의 영화화 가능성을 알아보고, 연재 도중이던 2006년 8월, 강풀과 <26년>의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강풀은 당시까지 연재했던 <아파트>, <바보>, <타이밍>, <순정만화>에 이어 이 작품까지, 연재한 모든 장편의 영화화를 이뤄,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가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26년>은 당초 지난 2008년, <29년>이란 제목 아래 배우 김아중과 류승범 등을 주연배우로 확정해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감독과 배우까지 모두 확정됐으나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메인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영화화에 실패했었다.
새롭게 출발한 <26년>은 투자 난항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펀딩업체인 굿펀딩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에 관심있는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에 돌입했으나, 목표액 10억 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제작사는 새로운 투자금 마련 방식을 모색 중이다. 문제작이 이번에는 개봉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영화 <26년>의 원작인 만화 <26년>. ⓒ강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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