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정관웅 전 보도제작국장(82년 입사), 최우철 전 시사교양국장(84년 입사)을 비롯해 MBC의 보도, 시사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최고참 국장급 간부와 중견부장급 간부 15명이 파업 대열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참여자들의 근속연수를 모두 합하면 459년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10명은 직급이 높아지면서 비조합원이 됐으나, 파업을 위해 조합에 다시 가입을 신청했다. 국장급 인사까지 노조 파업에 합류한 건 한국 방송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이들의 파업 참여로 인해 파업 참가자 수는 지난 1월 30일 파업 시작 이후 최고 수준인 787명에 이르렀다.
국장급 간부까지 파업에 동참한 건 MBC 노조 총파업 128일이 지났음에도 노조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극한 대치상황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한 공영언론사 노조 내부에서는 파업을 풀고 회사에 복귀하는 방안이 심각하게 논의되기도 했었다. 파업에 동참한 한 부국장은 "더 이상 선배들이 힘을 보태주지 않는다면 후배들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보직 사퇴와 노조 재가입, 집단 성명이 줄을 이었던 지난 2~3월의 급박한 사태가 다시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이들의 파업 참여 의미를 강조했다.
또 "지난 2월 21일 입사 20년 이상 고참 사원 135명의 김재철 퇴진 요구 집단성명과 이틀 뒤인 23일 김세용, 최일구 부국장의 보직 사퇴와 파업 동참 등의 맥을 잇"게 됐다며 "MBC의 간부들 대부분이 김재철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음을 보여주는 중대 사건"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이로 인해 여론의 관심에서 밀려나는 듯하던 각 언론사 노조의 파업 행보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간부급의 파업 동참 행렬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MBC 노조는 "오는 7일자로 부국장 한 명이 추가로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다른 부국장급 간부 역시 다음주 중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안식년 휴직 중인 박혜영 부국장(82년 입사)은 파업을 지지하는 의미로 노조에 가입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여전히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정부 측은 MBC 파업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제대로 보이지 않아, 극한 대치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장담하기는 힘들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을 비공개로 불러 MBC 파업 해결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으나, 이 자리에서 김 이사장은 "방문진이 파업에 관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 측 방문진 위원들은 예전부터 파업 해결을 위해 방문진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여당측 위원들은 이번 사태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다음은 이번 파업 동참자들의 명단이다. 편제부분 △홍동식 국장(84년 입사) △최우철 부국장(84년 입사) △이길섭 부국장(84년 입사) △유한기 부장(85년 입사) △윤미현 부장(86년 입사) △정성후 부장(87년 입사) 보도부문 △정관웅 국장(82년 입사) △임태성 부국장(84년 입사) △서태경 부국장(84년 입사) △김종화 부국장(84년 입사) 경영부문 △장혜영 부국장(85년 입사) △정영철 부장(85년 입사) △이정택 부장(86년 입사) △이은우 부장(91년 입사) 영미부문 △이병국 부장(85년 입사)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