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 <뉴스데스크> 상대 억대 손배소 청구

"뉴스데스크, 후배들 상대 악의적 왜곡 보도"…법적 대응도 고려

MBC 기자들이 자사 뉴스 보도를 대상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한다. 이례적이라 할 만한 일이 일어난 건, MBC 뉴스가 파업 중인 노조를 음해했다는 기자들의 판단 때문이다.

24일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17일 방송에서 노조를 상대로 허위사실을 보도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명예가 훼손된 MBC 기자들을 상대로 사측이 정정보도를 내고 2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물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 <뉴스데스크>는 첫 뉴스로 "권재홍 앵커(보도본부장)가 퇴근길 차량 탑승 도중 노조원들의 저지 과정에서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아 당분간 뉴스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 오후 MBC 기자회는 사측의 '시용기자' 채용에 반대해 기자총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사측이 5층 보도국 출입로를 폐쇄해 권 본부장과 황헌 보도국장 등이 나타날 때까지 현장에서 대기했다. 이 과정에서 퇴근하던 권 본부장은 청경의 보호를 받아 퇴근길 차량에 올랐고, 그 후 MBC는 이와 같은 보도를 했다.

당초 MBC는 <뉴스데스크> 보도대로 권 본부장이 퇴근 과정에서 노조와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고 했으나, 노조가 반박 영상자료를 내자 "정신적 충격으로 입원했다"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관련 동영상을 증거 자료로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상태다.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권재홍 보도본부장(왼쪽)과 배현진 아나운서(오른쪽). ⓒMBC

이들(기자회, 영상기자회)은 "해당 보도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취재의 기본 절차를 생략함으로써 반론권 기회마저 박탈한 심각한 불공정 보도"였다며 "대화를 요구하는 후배 기자들을 폭도로 몰아간 악의적 보도"라고 비판했다.

MBC가 자사 이익을 위해 공공을 위해 쓰여야 할 공중파를 사적으로 사용해, 이 과정에서 파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시청자에게 심으려 했다는 것. 실제 관련 소식이 방송사 간판 뉴스의 첫 소식으로 전해진 건 뉴스가치를 따져볼 때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당일 일부 언론과 파업 참여자들 사이에서 제기된 바 있다.

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 뉴스를 '홍보전'의 도구로 삼은 MBC 사측과 보도 책임자들에 대해 향후 민형사상 법적 대응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