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미군 지휘관이 될 장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나온 이러한 발언들은 지난달 수업을 들었던 한 장교가 '종교의 가치를 존중하는 우리의 가치에 반하며 용납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합참에 조사를 요구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처음 보도했던 미국의 IT잡지 <와이어드>는 10일(현지시간) 해당 강의 자료를 입수해 공개했다.
파문의 주인공은 미 버지니아 노폭의 합참본부 대학(JFSC)에 개설된 이슬람 극단주의 강좌를 진행하는 메튜 둘리 중령이다. 2010년부터 JFSC에 몸담았던 그는 수업에서 이슬람을 향한 "전면전"(total war), "필요한 곳이면 어디서든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전쟁", 2차 세계대전에서 핵 공격을 당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등의 '교훈' 등을 언급했다.
둘리 중령은 또 "(이슬람 교도는) 당신이 지지하는 모든 것을 증오한다"며 "당신이 굴복하기 전까지 결코 공존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시에 민간인을 보호해야한다는 국제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1년 7월 열린 한 강의에서도 그는 "우리는 '온건한 이슬람'같은 건 없다는 점을 이제 이해한다"며 "미국이 진짜 의도를 명확하게 할 때다. 이 야만적인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이슬람은 변화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슬람의 자기 파괴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AP>는 10일 이러한 발언들이 '우리는 이슬람이 아닌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미군의 지난 10년 간의 입장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해당 강의의 중단을 지시했던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10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문제를 제기한) 그 장교의 문제의식은 전적으로 옳은 것이며, 그런 강의 내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문제의 강좌가 어떻게 진행될 수 있었는지, 왜 그런 강좌가 채택됐는지 조사중"이라면서 "다른 강좌에도 유사한 내용이 없는지 군 교육기관 전반에 걸쳐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내용은 우리의 가치에 전적으로 반하며 학문적으로도 건전하지 못하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둘리 중령은 현재까지 JFSC에서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10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문제의 강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JFSC에서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발언이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미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는 오사마 빈 라덴에게 최고의 후보"라는 칼럼을 썼던 셔린 버키라는 이름의 교수는 JFSC 강의에서 '이슬람은 제국주의적이고 정복을 목표로 한 종교'라고 비난한 바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몸담았던 존 간돌로, 합참의장 보좌관 출신 스티븐 코글린 등도 JFSC 강의에서 이슬람교가 세계를 정복하려 한다는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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