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다가 뇌종양(교모세포종)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이윤정(33) 씨가 7일 끝내 숨을 거뒀다. (☞관련 기사 : "맨손으로 만진 반도체, 그리고 어린이날 시한부 선고" , '시한부 1년', 80년생 윤정씨에게 삼성반도체란…)
이윤정 씨는 19세가 되던 1997년부터 6년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에서 반도체칩이 심긴 보드를 고온 설비에 넣고 불량품을 걸러내는 일을 맡았다. 이 씨는 일할 당시 고온의 화학증기와 유해분진 등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퇴사해 자녀 둘을 낳았던 이 씨는 2010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뇌종양(교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시한부 1년 선고를 받았다.
그는 같은 해 7월 23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지만 거절됐고, 불승인 결과에 불복해 지난해 4월 7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끝내 소송 결과를 보지 못하고 7일 오후 8시경 숨졌다.
유족으로는 남편 정희수 씨와 8살, 6살 난 두 아이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인천산재병원(구 인천중앙병원)에 마련됐다.
이 씨와 함께 산재를 신청한 이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에서 24년간 근무하다 뇌종양에 걸린 오상근(53) 씨, 삼성전자 LCD 천안공장에서 5년간 일한 뒤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은 이희진(29) 씨,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입사 1년 만에 재생불량성빈혈에 걸린 유명화(30) 씨다.
고인와 같은 라인에서 일했던 유명화 씨는 현재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고 수혈에 의지해 11년 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3일에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근무했던 김도은(36) 씨가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지금까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 접수된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제보는 154명에 달한다. 삼성 직업병 피해제보자는 137명이고 이중 54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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