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별개로 MBC 노조는 이날 노조 총회를 열어 지난 파업 100일을 돌아보고, 조합 자체 대국민 홍보전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MBC 노조와 KBS 새노조가 7일 오후 여의도 희망 캠프 농성을 시작했다. ⓒMBC 노동조합 제공 |
MBC, KBS 노조 공동 '희망 캠프' 열어
이날 오후 3시 30분 MBC 노조와 KBS 새노조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무기한 텐트 노숙 투쟁 '여의도 희망 캠프' 돌입 선포식을 열고, 앞으로 양 방송사 파업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직접 홍보키로 했다.
이번 노숙 행사는 양대 방송사 노조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희망텐트처럼 두 노조 파업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 노조가 본격적으로 파업 공동전선을 펴게 된 셈이다.
김현석 KBS 새노조위원장은 "우리가 파업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일이다. 여태껏 해보지 않은 일을 하게 돼 두렵기도, 설레기도 한다"면서 "희망을 갖고 즐겁게 투쟁하자"고 다짐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아직 언론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이 결코 우호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여태껏 진정성 하나로 버텨 왔다. 앞으로 이런 일을 다시 하지 않도록 이번에 (파업을) 끝내자"고 강조했다.
두 노조는 각사 40여 동의 텐트를 여의도광장 한켠에 마련해 KBS 50명 이상, MBC 60명 이상(서울 30명, 지방 30명)의 조를 주간(오전 9시~저녁 5시)과 야간(저녁 5시~오전 9시)으로 짜, 24시간 내내 여의도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파업 지지방문에 나선 한신대 교수협의회의 이해영 공동의장은 "지난 총선 이후 가벼운 우울증을 겪었지만 오늘이 전세 대역전의 첫 날이 될 것"이라며 양 노조 조합원의 분투를 염원했다. 교수협의회원들은 곧바로 역시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씨티에스지부 조합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저녁 5시에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조합원들을 위로하는 미사를 진행키 위해 농성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양 노조는 "이제 여의도의 낮과 밤은 공정방송을 향한 외침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며 "'희망캠프'는 밝고 발랄한 축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MBC 노조의 파업 100일째인 다음날(8일) 저녁, 양 노조는 여의도광장에서 문화제를 열어 언론노동자들의 파업 당위성을 알릴 예정이다. 앞으로 양대 노조는 대국민 홍보전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MBC 노조 제공 |
한편 선포식에 앞서 MBC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본사 1층 로비에서 파업 100일을 기념하는 총회를 따로 열고 파업 승리를 다짐했다.
지난 100일의 파업을 정리하는 동영상 제작물을 함께 감상한 노조는 자축의 박수를 치고, 노숙농성을 통해 파업을 승리로 이끌 것을 다짐했다. MBC 노조는 박경추, 최현정 아나운서 조합원이 진행한 관련 동영상을 DVD 제작물과 온라인(유튜브)을 통해 시민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KBS 새노조와의 공동 농성과 별개로 MBC 노조는 파업 100일을 맞아 각 부문별로 다양한 행사를 연다. 노조 파업 95일차이자 제작거부 100일을 맞은 지난 3일 MBC 기자회는 여의도의 한 술집에서 자축연을 열고, 수습이 끝나고 곧바로 파업에 동참한 막내급 기수들을 환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7일)부터 PD협의회는 하루 두 명씩 돌아가며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일인시위를 한다. 이날은 시사교양국 소속 한학수 조합원과 이춘근 조합원이 일인시위를 가졌고, 100일째인 내일(8일)은 예능국의 신정수 조합원이 시위에 나선다(하단 상자기사 참고).
아나운서국 조합원들은 101일째인 오는 9일 저녁 6시부터 홍대 인근 클럽 재스에서 파업기금 마련과 대국민 홍보전을 위해 일일주점을 연다.
<PD수첩> PD들 "빨리 복귀해 취재해야 할 일 많아" 릴레이 일인시위의 첫 테이프는 시사교양국 소속 PD들로 황우석 사태, 광우병 사태 당시 한국을 뒤흔들었던 한학수 조합원과 이춘근 조합원이 끊었다. 이들은 이번 파업에서 기필코 김재철 사장 퇴진 목적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파업으로 인해 다양한 사회 이슈들을 취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전했다.
한 조합원은 "지난달부터 생활고 문제가 커졌다. 하지만 일하는 보람을 빼앗긴 게 가장 기분이 나쁘다"면서도 "노조의 요구(김재철 사장 퇴진, 사장 선임 구조 개혁)가 받아들여지리라 낙관한다.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광우병 사태 당시 공권력으로부터 구인되는 등 정권의 '<PD수첩> 죽이기'를 온 몸으로 겪었던 이춘근 조합원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한국의 언론 자유 순위가 낮아진 데서 우리 파업의 정상성을 알 수 있다"며 "돌아보면 <PD수첩>은 다른 조직보다 먼저 매를 맞았을 뿐, MBC 조직 전체가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조합원은 특히 최근 들어 취재해야 할 자신이 "오히려 인터뷰 대상이 돼버렸다"며 "너무도 이상한 상황"이라고 현실을 개탄했다. <PD수첩> 제작진에서 물러나고 <불만제로>를 제작하다 파업에 참여한 이 조합원은 파업이 승리한다면 "우선 <불만제로>를 하루 빨리 정상화시킨 후 이제 종영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다시 제작하고 싶다. 더 이상 나중에 해야 할 말을 하는 비극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조합원도 "제발 프로그램 제작을 하루 빨리 하고 싶다"며 "이 정도로 취재해야 할 아이템이 많은 시대도 드물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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