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에 따르면 J씨의 공연기획사 '예빛아트'는 전주MBC가 작년 6월 주최한 제37회 '전주대사습놀이' 부속 공연인 가무악극 '궁'을 한 시간 공연하는 대가로 출연료 4300만 원을 받았다.
한국 음악계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지휘자 정명훈 씨가 2시간 서울시향 지휘에 4200만 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상식을 벗어난 수준의 거액이라는 평가다. 중요무형문화재 안숙선 명창의 출연료도 시간당 1000만 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료만 따져 보면, J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의 거물이었던 셈.
반면 부속공연 사회자와 다른 출연자 18팀이 받은 출연료는 50~350만 원대로, 모두 합산한 금액이 34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들 중에는 유명 국악인 오정혜(100만 원) 씨와 사회를 맡은 국악평론가 윤중강(300만 원) 씨, 가수 이안 씨(100만 원) 등이 포함돼 있다.
김 사장이 부속공연을 위해 지원한 협찬금 2억2000만 원 중 공연 출연료는 7700만 원이었으며, 이 중 56%를 J씨가 챙긴 셈이다.
▲김재철 사장이 왜 무용가 J씨를 밀어주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 사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해 6시간여의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MBC 노동조합 제공 |
특히 J씨 출연에는 김 사장이 직접 개입한 정황까지 알려졌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J씨를 출연시키고 출연료 5000만 원을 챙겨줘라'고 지시했다"는 당시 공연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다.
MBC 본사가 이례적으로 거액의 협찬금을 지원한 배경에도 J씨가 있다고 MBC 노조는 전했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이사장 홍모 씨가 수상자 선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을 받으면서 명성이 추락"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 씨가 친분이 있던 J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J씨의 주선으로 김 사장을 직접 만나 대규모 지원을 요청했다"고 MBC 노조는 밝혔다.
J씨가 사실상 공영방송인 MBC 사장을 이용해 기업 협찬금을 타낸 셈이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의 J씨에 대한 마구잡이 퍼주기 의혹은 확인된 것만 20건이 넘고, 추가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며 "MBC의 위상과 명예를 얼마나 더 떨어뜨릴 셈이냐"고 김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해 이진숙 MBC 기획조정본부장은 "(정명훈, 안숙선 등과는) 규모가 다르지 않느냐"며 "팀 여럿이 받는 출연료를 개인 출연료와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답했다.
그러나 MBC 노조 관계자는 공연계 인사의 말을 빌려 "오케스트라가 방송에 출연할 때도 1500만 원이면 충분하다. 또 가무악극에서 단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다"며 "당장 이날 무대에서 다른 출연자들은 팀 단위로 나와서도 300만 원대의 출연료밖에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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