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 |
강원도에서는 길을 잃는다.
호젓한 산길로 접어 들면 어느새
잔머리도 계산도 비교도 성적순도
길을 잃는다.
큰 산 들어서는 숲길에선
지난 날 추억이 아련히
모든 설움을 흩날린다.
정치는 정치가 아니고
예술은 예술이 아니고
삶조차 궁박해버린 비루한 시대.
세상은 여전히 길을 잃었다.
전국 인구 중 3% 밖에 안 사는
꼴찌 강원도, 작은 나라에서 큰 나라를
다시 꿈 꾼다.
원천석의 영혼이 마지막 숨 쉬는 큰 산
산어망 길 들어서는 빈터에서
휘파람 불며 도깨비 춤 추리니
정치와 예술의 성지,
물과 생명의 근원인
여기, 강원에서
오늘
시원한 한줄기 바람으로 시작해서
세상에 무성한 숲바람을
하염없이 불게한다.
강원도는 스스로 버릴 각오로
기어라도 갈 수 있다면
저 숲길에서
다시 새생명 얻으리니,
여긴 신성한 생명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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