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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금 언론 상황에선 대선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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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금 언론 상황에선 대선도 어려워"

[인터뷰] 최영묵 교수 "박근혜에게 언론 문제 해결 요구해야"

4.11 총선 승리의 얼굴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은 이제 대선 국면까지 한국 정치의 핵으로 부상했다. 이번 승리는 박 위원장에게 피할 수 없는 숙제를 남기게도 됐다. 언론 파업 문제다. 그간 박 위원장은 언론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더 이상 이 문제를 두루뭉술하게 피해가긴 어렵다. 세상이 답을 원하게 됐기 때문이다. 대권주자로서 박 비대위원장은 언론 파업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언론 파업 문제를 야권이 대선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 위원장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싸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부산일보> 사장 임명권을 가진 정수장학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수장학회는 MBC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따라서 8월 초로 다가온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회 구성 전까지 박 위원장이 언론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선거 결과, 최소한 공중파 TV의 공정성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야권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현 언론구도에서 야권 승리 어렵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뉴시스
프레시안
: 4.11 총선 결과는 야권의 전망과 전혀 달랐다. 노골적으로 서울과 비서울의 투표성향이 크게 달랐다. SNS 등 새로운 미디어가 선거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되던 지난 지방선거와 판이한 결과다. 미디어 지형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최영묵 : SNS 등 대안미디어의 영향력은 수도권에서만 먹혔다. 당장 강원, 충청, 경상도에서는 옛날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이어져 온 박근혜 위원장의 영향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이 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새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 소비자가 지역, 계층, 세대 간 단절됐다.

프레시안 : 새 미디어의 한계가 드러난 건가?

최영묵 : 기본적으로 SNS는 '퍼 나르는' 확산의 매체이지, 의제 자체를 끌고 가는 매체가 아니다. <나꼼수>가 예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문제를 이슈화시키기도 했으나 한계는 뚜렷했다. 비서울이 이처럼 강한 결집을 이룬 건 방송, 신문 등 주류 매체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고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판에서 표절문제와 막말문제가 대립할 때, 전통 미디어는 표절을 덮고 막말 파문은 마치 국가가 뒤집어지는 일인 양 포장하고 확대했다. (그리고 그게 먹혔다.)

프레시안 : 장기화되는 언론사 파업에서 드러나듯, 여전히 언론 공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대로 대선국면에 접어든다면 야권이 승리할 수 있을까?

최영묵 : 주요 매체가 다 장악돼 있는데 풀 수 있는 방법이 있겠나. 어차피 <한겨레>, <경향>의 매체시장 영향력은 약하고, 이들 매체에서 나온 의제는 보수적이거나 중도적인 사람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원래 걔네는 그런 얘기만 한다'는 인식이 강해 태도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중요한 건 공중파다.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KBS 뉴스는 엄청난 시청률을 보이지 않나. KBS, MBC가 공적인 감시자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중립화라도 되지 못한다면 선거 자체가 어렵다. 민주당이 이번 패배로 이를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4.11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사를 나서며 취재진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언론 문제 해결 초점은 박근혜

프레시안 : 당장 언론 파업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최영묵 : 민주당이 비록 패배했다곤 하지만 어찌됐든 야권이 140석을 가진 큰 야당이 됐다. 그리고 지난 국회보다 언론 문제 전사들이 많이 입성했다. 정청래, 최민희, 김상희 등이 모두 언론을 잘 아는 분들이고, 김기식 등 시민운동 쪽에서도 수혈이 많이 됐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민생문제 못잖게 언론문제를 이번 국회의 핵심으로 잡아야 한다. 언론사 파업 해결에 '올인'해야 한다.

프레시안 : 새누리당이 싸움에 응할지가 문제다.

최영묵 : 정파를 떠나 국가 기간 방송을 비롯해 주요 매체가 파업하는 현실에 대해 국회가 침묵한다는 건 국회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누리당도 이 문제를 피해가긴 어렵다. 기본적으로 현재 낙하산 사장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문제 아닌가.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언론지형을 통해 이득을 얻을 만큼 얻은 후에는 이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

민주당은 결국 박근혜 위원장을 집요하게 공격해야 한다. 정수장학회 문제를 정면화하고, 이명박 정부가 훼손한 언론 공공성 문제를 박근혜가 해결하지 않는다면 현 정부와 공동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언론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에 민주당의 정치력이 드러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 못한다면 민주당은 대선 국면에서도 어렵다.

프레시안 : 박근혜 위원장 입장에서는 침묵 기조를 유지하면 되지 않을까. 실제 박 위원장은 주요 대선후보자 중 유일하게 언론 파업 문제에 침묵해왔다.

최영묵 : 이번 선거 결과는 한 마디로 '박근혜 대세론'이다. 박근혜가 강자가 됐다는 소리다. 대선 국면에서 강자에 대한 다양한 비판과 검증은 쏟아질 수밖에 없다. 당장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진 이유도 새누리당의 '야권대승론' 때문 아닌가. 이런 검증 프레임을 민주당이 박근혜에게 그대로 돌려줘야 한다. 수장 문제가 어떻든 일단 공공방송인 KBS와 MBC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라도 파업 문제 해결에 박근혜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져야 한다.

박 위원장이 대선까지 침묵을 이어가긴 어렵다. 이 문제를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언론노조가 지속해서 중요한 이슈로 삼을 경우, 더 이상 발뺌하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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