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무상의료를 시행하면 연소득 4000만 원인 40대 가구는 건강보험료를 1년에 127만 원 더 내지만 혜택은 13만 원밖에 받지 못한다"고 보도하자,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해당 언론이 건강보험료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을 합친 금액을 마치 '건강보험료 인상액'인 것처럼 호도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5일 '[총선 D-6] 野 무상의료 시행땐 건보료 年60만원 더 내고 13만원 혜택, 與 의료공약 시행땐 年12만원 더 내고 추가 혜택 거의 못 봐'라는 기사에서 "무상의료가 시행될 경우 30대는 돈만 내고 쥐꼬리 혜택을 받으며, 고소득층 50대는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는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민주통합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무상의료 정책을 실시할 경우 2013~2017년 5년간 연소득 8000만 원인 가구는 건강보험료와 각종 세금을 합쳐 연간 최소 100여 만 원에서 최대 333여만 원을 더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반면에 돌려받는 혜택은 "28만2206원이고, 부모 1명을 부양하면 혜택이 96만2236원으로 늘지만 낸 돈에는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건호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운영위원장은 "<조선일보>는 건강보험료와 무상의료를 분석하면서 건강보험료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까지 다 '더 내는 비용'으로 계산해 집어넣었다"며 "이 때문에 부담분과 실제 혜택 사이에 오류가 생겼다"고 반박했다.
오 운영위원장은 "<조선일보>의 분석을 보면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내는 돈'이 인상된다"며 "건강보험은 모든 계층의 인상률이 똑같아야 하는데, 누진구조인 세금을 포함하니 이런 오류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재원 마련 방안을 100%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가정한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오 운영위원장은 "민주통합당의 재원마련 방안은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20~25% 늘리고,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서 금융소득 등을 통해 매기는 것이라 건강보험료 대폭 인상은 일반 근로자와는 관계없다"며 "근로자라면 빌딩을 소유하거나 고액의 주식배당을 받는 등 극히 일부 계층만 건보료가 오른다"고 주장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건강보험의 부과 체계상 절대 '내는 돈(보험료)'보다 '받는 돈(혜택)'이 적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례로 2009년 건강보험 지급률은 무려 168%에 이른다. 1만 원을 내면 평균 1만6800원을 돌려받는다는 얘기다. 건강보험의 지급률이 높은 이유는 직장가입자가 낸 보험료만큼을 기업이 다시 내고, 이렇게 확보된 전체 보험료 수입에서 총 20%를 다시 국고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오 운영위원장은 "건강보험료의 절반은 기업이 내는데다, 국고지원까지 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직장 가입자는 자기가 낸 보험료의 2배를 돌려받는다"며 "가입자가 돌려받는 혜택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낸다는 것은 보험료 지불구조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그렇다면 야당이 제안한 '입원진료비 보장률을 60%대에서 90%대까지 높이고, 연간 본인부담금을 100만 원 이하로 내리는 안'을 실현하기 위해서 내야 하는 보험료는 어느 정도일까. 오 운영위원장은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는 공격적으로 건강보험료를 올리자고 주장하지만, 정당들은 국고지원을 늘리되 보험요율 인상폭은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건강보험료율은 전 계층이 똑같이 내기 때문에 계산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오 운영위원장은 "(무상의료에 필요한) 나머지 재원은 국고로 마련하고, 건강보험료를 10%만 올린다고 가정하면 월 소득 100만 원인 사람이 2300원 정도 더 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월 소득 100만 원인 직장인은 현재 건보료로 소득의 2.3%인 2만3000원을 내는데, 이 금액의 10%인 2300원을 더 낸다는 것이다. 이 경우, 월 소득 1000만 원인 고소득자의 경우 추가로 내는 비용은 한 달에 2만3000원이다.
민주통합당이 '공약'은 내걸면서 재정 산출방식을 공개하지 않은 데 따른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재원 마련 방안을 제대로 안 밝히니 악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분석의 기본적인 원칙도 지키지 않고 허구적으로 분석하면서 계산방식도 밝히지 않은 <조선일보>를 두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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