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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인 총기난사, '어눌한 영어 놀림'이 범행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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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인 총기난사, '어눌한 영어 놀림'이 범행 동기?

총격 전 대학 직원 인질 삼고 특정 직원 찾기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있는 오이코스 신학대에서 7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이 학교 학생이었던 용의자의 범행 배경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이들 중에는 한국계 미국인도 2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진 용의자의 과거와 범행 배경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전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원 엘 고'(One L. Goh)라는 이름을 쓰는 43살의 이 용의자는 지난 1990년 21살 때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2000년 미국 시민권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한국 이름은 '고수남'인 것으로 확인됐다.

▲ 미 경찰이 공개한 고수남 씨의 사진. ⓒAP=연합뉴스
고 씨는 데일리 시티의 한인 시장에서 물품 관리원으로 일하던 70대 부친의 권유로 이 대학에 등록했지만 지난해 말 퇴학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고 씨가 재학 시절 종교 과목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으며, 몇몇 학생과 문제를 일으킨 후 그만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학교 관계자와 고 씨의 경찰 진술 내용 등을 토대로 고 씨가 오이코스대 재학 시절 영어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조롱을 받아왔으며, 이에 대한 분노가 범행으로 연결됐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경찰은 고 씨의 퇴학 처분이 지난해 11월 이뤄졌으며 '분노 관리와 관련한 문제'가 이유였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대학 관계자를 인용해 간호학과에 등록한 이민자의 절반가량은 영어 구사가 불완전하다며 범행 동기가 미숙한 영어에 대한 동료 학생들의 조롱으로 단정할 수는 없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가을 고 씨가 동료 학생과의 "사소한 일"에 연루됐지만 대학당국의 조사 결과 심각한 일은 아닌 것으로 결론내린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 씨는 또 경찰 조사에서 총격을 일으키기 전 안내데스크 직원 캐틀린 핑을 인질로 삼고 학교에 근무하는 특정 직원을 찾았다고 진술했다. 그가 왜 이 직원을 찾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고 씨가 재학 당시 자신에 대한 처우 등으로 인해 해당 직원에게 화가 나 있었으며 범행이 벌어진 2일 그 직원은 출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 씨는 이 직원을 찾지 못하자 핑을 이끌고 교실로 들어갔으며, 이후 그를 먼저 총으로 쏘고 나머지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알려진 고 씨가 최근 가족을 연달아 잃고 경제적으로도 궁핍한 생활을 한 것도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부채에 시달리던 그는 지난해 남동생과 모친을 각각 사고와 병으로 잃었고, 재학시 거주지를 부친의 아파트 주소로 적었지만 이웃들은 그를 거의 본적이 없고 부친이 그와 만나는 일도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고 씨의 범행을 목격했던 학생 일부는 그가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다"며 약물을 복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편, 고 씨의 총격으로 사망한 7명의 학생 중 한국계 미국인도 2명 포함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학 간호학과에 다니던 그레이스 김(24, 한국명 김은혜)와 리디아 심(21, 심현주) 등 2명의 여성이 한국계로 밝혀졌다. 희생자 7명 중 6명이 여성이었고 출신은 한국을 포함해 나이지리아, 네팔, 필리핀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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