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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모델과 보시라이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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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모델과 보시라이 낙마

[中國探究] 중국의 발전은 '모델'로 설명 못 해

중국 4대 직할시의 하나로 서부대개발의 중심에 있는 도시 충칭(重慶), 이곳에서는 지난 4년간 충칭시 최고 지도자 보시라이(薄熙來) 서기 주도로 소위 충칭모델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제 이 모델을 이끌던 보시라이 서기가 해임 당하면서 충칭모델의 지속 여부와, 이 해임이 올 10월 미래 10년 권력을 규정하는 18차 공산당 당대표 대회를 앞두고 권력투쟁의 시작이라는 시각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충칭모델이란 기본적으로 전지전능한 정부가 충칭을 거대한 기업으로 만들어 경제 발전과 취업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이를 위해 따헤이(打黑), 즉 사회의 암흑세력을 척결해 민중에게 경제 활동의 안정적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사회의 중하층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민생 정책을 추진해 왔다. 민생 정책의 핵심은 공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고속 성장을 통해 양로, 의료, 교육, 주택, 취업 등 5대 분야의 사회보장을 이루겠다는데 있다. 또 민중의 일체감 및 단결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창홍(唱紅), 즉 사회주의 노래를 부르며 강력한 도덕 및 사상관념의 정합을 도모하였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정책의 실시에 반드시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전제된다는 점이다.

▲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AP=연합뉴스
실제로 충칭은 보시라이 부임 이후 지난 4년간 강력한 정부 주도 정책으로 소득 격차를 확대시키지 않으면서 고속성장을 이루어낸 면이 있다. 전체 GDP는 지난 4년간 2.1배 늘었고, 1인당 농민 소득도 3천5백 위안에서 6천 8백 위안으로, 도시 주민 소득은 1만2천 위안에서 2만 위안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분명히 사회주의 문화를 고취하면서도 범죄 척결과 공동 부유라는 목표에 일정한 성과를 보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래 중국의 각 지방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경제발전 모델들이 실험되어 왔다. 개혁개방을 선도한 선쩐 모델, 해외 자본을 유치해 가공 무역을 통한 발전을 도모하는 주(珠)강 삼각주 모델, 쑤난(蘇南)모델, 따치우좡(大邱莊) 모델, 원저우(溫州) 모델 등 그 종류가 수없이 많다. 이들은 모두 대외 개방을 통한 발전 모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개방의 주류에서도 허난(河南)성 난지에춘(南街村)은 마오저뚱(毛澤東)을 찬양하고 집체 학습을 하면서도 외지 노동력을 고용해 한때 중국 제일의 부촌으로 떠오르기도 했었다. 당시에도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여하히 정책적으로 운영하는데 성공과 실패의 핵심이 있다는 얘기가 학자들이나 이론가들에게 논쟁거리를 던져주기도 하였다. 일부 학자들은 '모델'이라는 발의 사용자체에 문제점을 던지기도 한다.

문제는 충칭의 사례가 모델이든 경험이든 일정한 긍정적인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보시라이의 낙마로 이어졌을까 하는 점이다. 중국의 미래 권력인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도 후계 체제의 마지막 관문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피선 된 뒤, 3일후 바로 충칭을 찾아 충칭의 업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충칭 모델 차체에 대한 문제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보시라이에 의해 집행된 정책의 실행과정에서 보인 몇 가지 문제와 이를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이용하려 했던 보시라이 개인의 문제가 지도부를 곤란하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지속적인 개혁과 개방의 확대, 그리고 제도화 투명화에 초점을 맞추는 중국의 현 지도부나 이런 방향으로 미래 권력 구도를 짜려는 입자에서 보면 보시라이 노선은 분명한 패륜이다. 무엇보다도 창홍따헤이 과정에서 충칭모델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보시라이와 함께 부패 척결 운동을 펼쳤던 왕리쥔(王立軍) 당시 공안국장은 약 5만 여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을 비호하는 세력도 구속하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중 정식 재판에 회부된 사람은 약 1만 3천여 명에 불과해 불법적인 과도한 단속과 인권 침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웠다. 또 창홍을 위해 수 조원을 낭비했다고 한다. 가령 4만 명이 참가한 홍가 부르기 대회는 단 한 차례 행사에 4450만 위안(약 76억 원)을 썼으며 8,000명이 참가한 합창대회를 치르기 위해 2080만 위안(약 35억 원)을 썼다는 말도 있다.

결국 개인적 업적을 위한 이벤트로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렸다는 뜻이 되며 이는 충칭모델의 약점을 확대시켜 당이 보시라이를 수용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단순하게 충칭모델이 부정을 당했다거나 보시라이가 권력투쟁에 휘말려 해임 당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국가기강의 강화와 정치동원을 통한 사회운동, 법치적 요소보다는 인치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고, 민권보다는 정권이 강조되어 결국 당과 정부가 공민사회 위에 군림하는 방식은 중국의 지속적인 발전 모델이 될 수 없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엄밀하게 말해 중국 발전 방식을 모델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난 30여년 중국의 발전을 이끌어 온 소위 베이징 컨센선스로 불리는 '중국 모델'도 사실 명쾌하게 설명할 길이 없다. 민생 정책이나 부패 척결의 방식이 주류 방식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충칭모델 역시 중국 지역 발전 방식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충칭모델의 대척점에 서있는 정부 주도 모델과 가까운 소위 광둥(廣東) 모델과 과도하게 비교하거나, 더욱이 그 추진자들의 권력투쟁으로 크게 확산시킬 필요도 없다. 북경 당국도 일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절대로 충칭모델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차분하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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