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1시 30분, 연합뉴스는 임시사옥인 서울 수하동 센터원빌딩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박 사장 연임안을 통과시키고 성기준 상무를 전무로, 장익상 총무국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연합뉴스 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본사 앞에서 박 사장 출근저지투쟁을 하며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뉴시스 |
또 편집권 침해 논란의 핵심보직이었던 편집상무직을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박 사장 연임에 따라 노조의 총파업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의 연임은 연합뉴스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 오철호 이사장과 연합뉴스 노조의 지난 20일 비공식 면담을 통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오 이사장은 "박 사장 연임 결정을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총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이어가던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은 주총 직후 성명서를 내 박 사장 연임 저지 투쟁을 퇴진 투쟁으로 전환하는 등 투쟁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근조 연합뉴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지난 3년 동안 연합뉴스를 망쳐놓은 총책임자 박 사장을 다시 그 자리에 앉힌 것은 연합뉴스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박 사장이 연합을 떠나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연합뉴스 노조의 성명서.
<성명> 근조 연합뉴스 오늘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에 조종이 울렸다. 연합뉴스 주주총회는 박정찬 사장 연임을 공식 추인했다. 지난 3년 동안 연합뉴스를 망쳐놓은 총책임자 박 사장을 다시 그 자리에 앉힌 것은 연합뉴스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분노한다. 우리는 참담한 마음으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박 사장이 있는 한 연합뉴스에 내일은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생존을 건 외길이었다. 우리를 연합 찌라시 사원으로, 정권의 나팔수로, 청와대 대변인으로 만든 박 사장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살인적 노동 환경으로, 입조차 열지 못하는 불통의 시대로, 끝없는 전횡과 횡포의 늪으로 내몬 박 사장과 하루라도 더 공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주주총회 결정은 우리의 의지를 더욱 단호하고 굳게 만들었다. 박 사장이 연합을 떠나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이길 것이다. 우리는 연임저지에서 퇴진 투쟁으로 전환하고 투쟁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 박 사장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회사를 사랑한다면 지금이라도 결단해야 한다. 끌려 나가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회사를 떠나라. 23년 만의 총파업 투쟁으로 우리를 내몰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선 우리를 위기의 주범으로 모략하는 자는 누구인가. 경고를 무시한다면 그 결과가 어떤지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맞설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투쟁은 이제 시작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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