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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 청문회, 결론 못 내고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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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 청문회, 결론 못 내고 중단

43일 옥중단식 이어온 '구럼비 지킴이' 양윤모 씨 보석 석방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설계변경 의혹을 놓고 20일 열린 제주도와 해군의 청문회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중단됐다. 강정 주민들의 눈과 귀가 청문회에 쏠린 가운데 지난달 기지 반대활동으로 체포돼 구속 수감된 뒤 43일 째 옥중단식을 벌여온 영화평론가 양윤모 씨는 이날 보석 석방이 결정됐다.

구럼비 바위 기습 발파가 이뤄진 다음날인 20일 강정마을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제주 현지언론 <제주의소리> 등에 따르면 해군기지 사업단은 20일 발파작업을 위한 화약 운반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날 기지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대림건설은 구럼비 발파작업 대신 부지정리 및 추가 발파를 위한 천공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지 사업단의 이날 조용한 움직임은 제주도청에서 진행된 청문회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이날 오후 2시 도청 회의실에서 제주 해군기지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치처분에 따라 예고됐던 청문회를 열었다.

이 청문회는 제주도와 국방부, 국토해양부가 체결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계약서와 관련해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로 대형 크루즈 선박 2척의 동시 접안 여부 및 정부의 해군기지 부두 설계 변경의 위법성 여부가 핵심이다. 정부가 해군함정 부두를 고정식에서 가변식으로 바꾼 것이 애초에 허가받은 내용과 달라 공유수면매립법을 위반했고, 이에 따라 공사 정지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게 제주도의 입장이다.

▲ 20일 오후 제주도 제2청사에서 열린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 처분 예고에 따른 청문'에 해군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답변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강정마을 주민과 기지 반대 활동가들은 도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제주도의 공사 정지 명령을 촉구했다. 강정마을에서도 청문회가 시작된 이후 성직자 30여 명이 구럼비 바위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날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청문회에서 해군은 '고정식에서 가변식으로 바꾼 것은 공유수면매립공사 실시계획의 변경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맞서면서 제주도의 주장과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22일 오후 2시 청문회를 재개하기로 한 뒤 중단됐다.

한편, 지난 1월 말 해군 제주기지 사업단 정문 앞에서 기지 반대활동을 벌이다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돼 지난달 7일 구속 수감됐던 영화평론가 양윤모 씨에게 이날 보석 석방 결정이 내려졌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김경선 판사는 수감 이후 곧바로 단식에 돌입했던 양 씨의 건강상태와 범죄사실을 고려해 5000만 원의 보석금(보증보험 포함)을 조건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양씨는 수감 이후 한 달 동안 물과 소금으로만 버텨오다가 지난 7일 구럼비 발파가 시작되자 소금마저도 섭취하지 않은 채 항의해 왔다. 양 씨는 지난해 4월에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수감됐을 때 57일 동안 단식을 벌인 바 있다. 양 씨는 이날 중으로 출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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