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방송3사 노조는 15일부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연합뉴스 노조와 함께 시청광장에서 공동집회를 가졌다.
언론학자들 "언론인 파업 옳아"
15일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한동섭 한양대 교수 등 언론학자 93명은 공동으로 성명을 내 방송 3사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보도는 모든 방송의 존립 요건이다. 그러나 (그간) 방송은 이런 사회적 약속을 외면하고 불공정 편파보도로 국민적 지탄을 받아왔다"며 "방송인들이 진실과 양심의 수호를 위해 나선 것은 정당한 행위"라고 두둔했다.
특히 언론학자들은 이번 파업에 대처하는 각 방송사 경영진과 정부의 대응이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새로 취임한 이계철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은 '방송사 내부의 문제'라고 외면하고, 국회도 해결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MBC와 KBS 사측은 징계로 맞서고 있고, YTN은 배석규 사장 연임으로 대응하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학자들은 "이들의 파업은 그동안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여론을 호도해 온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을 심판하고 공정한 방송을 쟁취하기 위한 정당하고도 양심적인 투쟁"이라며 △김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 배석규 YTN 사장의 시청자에 대한 사과와 방송 파행에 대한 책임 실행 △방송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국회의 법과 제도 개선과 함께 정부가 방송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이번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학자 93명 일동 |
MBC PD들 "사측, <PD수첩> 불방사태 책임져야"
한편 한미 FTA를 취재했으나 사측의 반대로 불방된 <PD수첩> 사태에 대해 MBC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가 이날 성명을 내, 이번 사태에 대한 사측 책임을 물었다.
비조합원인 김영호 PD는 한미 FTA의 영향력을 취재했으나 '정치적 이슈'라는 사측의 이유로 인해 3주째 프로그램을 방송하지 못했다.
PD들은 "김재철 사장 체제의 <PD수첩>이 숱하게 겪은 검열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비노조원을 대상으로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 와중에 더 한심한 것은 제작중단 지시가 MBC 사규인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조차 어기며 이뤄졌다는 점이고, 김상수 시사교양국장 역시 절차를 따르지 못했음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PD들은 '정치적 이슈'라는 사측 주장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보다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자의적 판단"이라며 "참여정부 당시도 <PD수첩>은 한미 FTA에 대해 두 차례 연속 방송했다. 비판적인 내용에 대해 정부와 갈등을 벌인 적 있지만 방송 자체가 불가능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PD들은 "우리는 한미 FTA에 대한 보도지침 이상의 보도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번 사태는 김재철 체제의 MBC가 더 이상 공영방송임을 포기했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며 "우리는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고 검열로 만들어지지 않는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는 <PD수첩>이 김 사장 체제 하에서 경영진의 통제를 받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었다며, <PD수첩> 제작진들이 그간 사측으로부터 받은 압박의 과정을 설명한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피떡수첩'을 이날(15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MBC, KBS, YTN 방송 3사 노조원들이 '언론장악 MB심판 언론노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언론사 노조 공동파업 전선 확대
이날 오후 방송3사 노조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집회를 가진 후, 시청광장으로 이동해 연합뉴스 노조와 함께 공동집회 '언론 4사 파업, 사랑의 스튜디오' 행사를 가졌다. 세종문화회관 집회에서 방송사 노동자들은 연달아 일어나는 언론사 파업의 핵심에 각 사 사장이 아닌 이명박 대통령을 지적했다.
KBS와 MBC 노조 노래패의 공연으로 시작한 행사는 공병설 연합뉴스 노조위원장의 투쟁발언 후 짝짓기 행사 등 발랄한 투쟁을 이어갔다.
특히 연대발언에 나선 김정직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언론노동자들의 파업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를 "제가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들며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여러분의 투쟁이 승리해, (노동자 관련) 제대로 된 보도가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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