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인 FTA 국내대책위원회가 13일 석간 신문과 정부정책 홍보 사이트인 '공감코리아' 등에 게재한 이 만화는 '한미 FTA, 우리 딸이 달라집니다?', '한미 FTA, 우리 엄마가 달라집니다?' 등의 시리즈 제작물로 나뉘어 있다.
한미 FTA 발효로 인해 레몬, 오렌지, 체리 등 수입과일 가격이 내려가 딸의 피부가 좋아지고, 미국산 의류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만화 하단에는 "한미 FTA! 멀리 보고, 따져 보면 우리 마을, 우리 가족 경제에 큰 힘이 됩니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하지만 '과잉 홍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피부가 좋아지고 저렴하게 멋낼 수 있다는 식의 찬성 논리는 공감하기 힘들다는 것. 특히 한미 FTA 발효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국내 농민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레몬, 오렌지 수입이 늘어난 대신 국내 산 과일 소비가 줄어서 피해를 입는 입장에선 이번 만화가 곱게 보일 수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는 "찬반을 떠나 그 안에 든 생각이 얕았다. 세련되지 못한 만화였다", "기름기 두른 인생 잘 되길 바란다", "광수생각에 광수만 있고 생각은 없다" 는 등 비판 메시지가 쏟아졌다. 인기만화가였던 박광수 씨가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나뉜 한미 FTA를 홍보하는 만화를 그린 데 대해 실망감을 드러낸 누리꾼도 꽤 있었다.
적잖은 누리꾼들이 박광수 씨(@kwangsoo69)의 이번 선택을 비판하자, 박 씨는 "내용은 제가 짜지 않아서 논조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으나 "무조건적으로 FTA를 폐기한다는 주장도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반박에 한 누리꾼은 "그 그림은 폐기는 물론, 수정도 아닌 숭배주의자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1997년 4월부터 <조선일보>에 연재한 <광수생각>으로 일약 인기 만화가로 떠올랐다. 연재물을 묶은 <광수생각>은 25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FTA 국내대책위원회가 배포한 박광수 씨의 한미 FTA 홍보물. ⓒ기획재정부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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