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 제네바 소재 유엔 유럽본부 인권이사회 회의실에서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후 서세평 북한대사가 자리를 뜨는 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국회대표단은 다루스만 보고관의 보고서에 대해 "특별보고관의 보고는 적대 세력에 의해 조작된 근거없고 비이성적인 추정으로 가득찬 정치적 책략"이라고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는 서 대사에게 접근해 북송 탈북자에 대한 북한의 탄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서 대사가 대표단에게 반응을 보이지 않자 새누리당 북한 인권위원장인 이은재 의원과 안 의원, 박 의원 등이 서 대사를 에워싸고 "탈북자를 탄압하면 안된다", "북송은 절대 안된다", "사람들 잡아들이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과 이 의원은 서 대사의 팔을 붙잡으려 해 유엔 측 경비원에 의해 약 30분 간 격리됐다. 안 의원은 유엔 경비와의 몸싸움에서 타박상을 입었고 이 의원은 "북한 대표단으로 보이는 남성이 내 발을 걷어차고 손목을 비틀었다"고 주장했다.
서 대사는 경비원의 보호를 받아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 소란으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일본 대표단의 발언이 중단되는 등 각국 대표단 500여 명이 참석한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가 잠시 차질을 빚었다.
▲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인권이사회(UNHRC) 회의장에서 12일(현지시각) 탈북자 북송저지 운동을 위해 참석한 국회대표단과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KBS 화면 캡처 |
김 전 국회의장과 박 의원은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회의장에서 보기 드문 몸싸움의 책임이 북한과 유엔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성 국회의원에 폭력을 행사한 북한 대표단은 사과해야 하며, 유엔은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유감 표시가 있어야 한다"며 "중국이 탈북자의 난민 지위를 하루속히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북한대표단 측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행동은 매우 비문명적"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다루스만 보고관은 탈북자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강제송환 금지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고 밝혔지만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탈북자 문제 이외에도 이산가족과 납북자, 국군포로문제 등의 문제도 함께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 대표단은 다루스만 보고관의 발표에 대해 '탈북자들은 난민이 아닌 불법 월경자'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국와 유럽연합(EU) 등이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문제제기를 한데 대해 불만의 뜻을 전달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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