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의 총파업특보 31호를 보면, 김영호 PD(부장급)는 올해 초 자영업자의 몰락을 취재하다 FTA 문제에 대해서도 취재를 시작했다. 자영업자 문제와 FTA가 연관을 가졌기 때문.
그러나 당시 데스크는 방송 분량 부족을 이유로 관련 프로그램에서 FTA 문제는 뺄 것을 요구했고, 담당 PD는 이를 받아들여 추후에 FTA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방송중단 파행을 맞고 있다. ⓒMBC 홈페이지 캡처 |
이후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간 김 PD는 한국보다 먼저 미국과 FTA를 맺은 캐나다와 멕시코 현지 취재에 나섰다. 그런데 캐나다 취재를 마치고 멕시코로 이동했을 무렵, 데스크인 김철진 부장이 사흘 연속 전화해 취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특보에 따르면 김 부장은 'FTA가 정치적으로 너무 뜨거운 이슈가 됐다'는 설명을 하며 '생각보다 취재가 잘 안 돼서 방송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얘기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까지 했다.
김 PD는 귀국 후에도 지속적인 제작 중단 압력을 받았다. 김 부장은 "총선 전에 이 아이템은 나갈 수 없다. 선거법 위반이다", "지금 취재를 다시 해서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기계적으로 정확히 반반씩 나누어서 나간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 같다"며 무기한 방송을 보류했다.
나아가 국장 역시 'FTA는 대선까지 갈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라고 지적했다. 데스크가 사실상 현 정권 하에서는 한미 FTA 보도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당초 지난달 28일 방송 예정이던 한미 FTA 관련 보도는 3주째 제작이 중단된 상태다.
김 PD는 특보와 인터뷰에서 "마음이 급하다. 빠른 시일 내에 방송을 내야 한다"며 "취재를 해 본 결과, FTA가 가져올 파장은 IMF(사태)를 능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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