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총리실에서 발표한 (공사 일정)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5일 우 지사와 제주도의회, 새누리당 제주도당, 민주통합당 제주도당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선박의 입출항과 관련한 시뮬레이션을 제주도와 해군이 함께 참여해 실시하자고 요청했다.
우 지사 등은 이 시뮬레이션이 통과되면 강정마을 주민을 설득해 기지 수용 여부를 주민총회 투표에 붙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상공회의소도 6일 성명에서 우 지사 등이 제안한 객관적 검증을 정부와 해군이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제주해군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대표 6명이 16일 오전 카약을 타고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 현장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구럼비바위에 올라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김민석 대변인은 "1차 시뮬레이션 당시 제주도가 추천한 검증위원이 절반이었고 그때 이미 결론이 나왔다"며 "총리실과 우리 정부 입장은 그 과정이면 됐다는 것이고 추가 시뮬레이션을 해도 결과는 별반 다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강정마을 주민총회 실시에 대해 "2007년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며 "애초 강정마을을 선택했을 때 제주도에서 강정마을을 선택해 자체적으로 결정해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그 과정을 다시 되돌아간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더 이상 공사가 지연되면 중요한 국책사업이 적기에 이뤄지지 못하고 국가 예산도 낭비된다"며 "공사 일시 보류 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임 실장은 제주도 측의 시뮬레이션 추가 실시 제안에 대해 "정부 규정에 따라 공인된 기관에서 항행 및 관련 전문가들이 표준화된 기법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제주도가 참여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우 지사 등이 공사 일시 보류를 요청한데 대해 "공사를 늦추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15톤 크루즈선 등 대형 선박의 입항 시 안전 여부에 대해 재검증을 요구하는 제주도와 기존 설계대로 가도 지장이 없다는 정부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강정마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5일 공사 재개의 시발점이 될 강정마을 앞 구럼비 해안 발파 허가 여부를 8일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시공사 측은 지난 3일 이미 구럼비 해안 바위에 화약을 집어넣을 4.5m 깊이의 구멍을 파고 최대 43톤의 화약량 발파를 신청한 상태다. 경찰청은 또 이날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가는 강정포구와 해군기지 공사장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경찰 4개 중대를 추가로 파견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지자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사 강행 의지를 꺾지 않으면서 우 지사가 보다 강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6일 논평에서 "'공사 일시 보류'요청은 구럼비 발파로 인한 당장의 충돌을 미루는 의미만 있을 뿐 구럼비 발파를 막기 어렵다"며 "공사 강행을 막기 위해서는 도지사가 가진 법적 권한(공유수면매립 면허 및 관리권)으로 공사를 직권 취소하는 결단을 내려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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