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녁 서울 광진구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의 진행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 시상식은 개최 전부터 이승열과 장기하와 얼굴들이 종합분야에서 어떤 성적을 매길지를 두고 음악팬들 사이에 화제로 떠올랐었다. 시상식 결과, 장기하와 얼굴들은 올해의 음반과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록(음반), 최우수 록(노래)부문을 휩쓸며 4관왕을 차지했다. 하세가와 요헤이의 프로듀싱으로 지난해 발표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들이 밴드로서 더 단단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데뷔 직후 열린 지난 2009년 6회 시상식에서도 '싸구려 커피'로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록(노래) 분야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한편 이승열은 올해의 모던록(앨범)과 올해의 모던록(노래)부문을 수상했다.
장기하는 네 번 수상무대에 오를 때마다 "앨범을 듣고, 사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영광을 팬들에게 돌려 박수를 받았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9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4관왕에 올랐다. 장기하(보컬)는 최우수 록(음반)부문 수상자들이 왕관을 물려주는 전통에 따라 지난해 수상자 크래쉬에게서 왕관을 물려받아 익살스런 포즈를 취했다. ⓒ뉴시스 |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빛난 또 하나의 시상부문은 바로 특별상이다. 주로 음악실연자들이 수상하곤 하던 선정위원회 특별상의 올해 수상자는 여전히 회사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콜트&콜텍 노동자와 이들의 투쟁기를 다룬 김성균 감독의 다큐멘터리 <꿈의 공장>이 공동수상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진중공업 사태와 맞물려 사회적 화제를 모은 것처럼, 대중문화가 우리 사회의 현상과 그 거리를 좁혀감을 보여준 성과다. 관객들은 수상자 중 가장 큰 박수로 이들을 격려했다.
김성균 감독은 "그간 연대해주신 인디 뮤지션과 해외 뮤지션들이 받으셔야 할 상을 받게 된 것 같다"며 그러나 "콜텍 대전공장의 노동자분들은 이번에 고등법원에서 다시 싸우셔야 하게 돼,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해 듣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공로상은 우리나라 재즈의 개척자인 이판근 선생이 수상했다. 이 선생은 "여러분이 노력하는 한 한국대중음악상이 그래미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넘어서는 시상식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후배 음악인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방송심의 불가 파문으로 논란을 빚었던 메타와 렉스의 '무까끼하이'는 최우수 랩&힙합(노래)부문을 수상했다. 이로써 MC메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한류' 열풍의 대표자인 2NE1도 '내가 제일 잘 나가'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 연속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시상식 축하공연에서 그 존재감을 알리며,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인 기타연주자 박주원도 크로스오버부문을 수상했다.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은 부문별로 버벌진트(남자), 아이유(여자), 인피니트(그룹)가 각각 수상했다. 인피니트는 주요 부문 수상을 하지 못했음에도 시상식장을 끝까지 지켜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한편 올해부터 한국대중음악상은 한겨레신문사를 대신해 인터넷매체 이데일리가 선정위원회와 함께 공동주최자로 나섰다. 게이트 플라워즈가 기타리스트 신대철과 함께 오프닝 공연을 가진 것을 비롯해 10cm, 박주원, 가리온이 차례로 축하무대를 꾸몄다.
각 부문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종합분야] △올해의 음반 :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 △올해의 노래 : 아이유 '좋은 날' △올해의 음악인 : 장기하와 얼굴들 △올해의 신인 : 바이바이배드맨 [특별분야] △선정위원회 특별상 : 콜트&콜텍 노동자와 다큐멘터리 <꿈의 공장> △공로상 : 이판근 [장르분야] △최우수 록(음반) :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 △최우수 록(노래) : 장기하와 얼굴들 '그렇고 그런 사이' △최우수 모던록(음반) : 이승열 [Why We Fail] △최우수 모던록(노래) : 이승열 '돌아오지 않아' △최우수 팝(음반) : 야광토끼 [Seoulight] △최우수 팝(노래) : 아이유 '좋은 날'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 : IDIOTAPE [11111101]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 2NE1 '내가 제일 잘 나가' △최우수 랩&힙합(음반) : 시모&무드슐라 [Simo&Mood Schula] △최우수 랩&힙합(노래) : 메타와 렉스 '무까끼하이'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 보니 [1990]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 정기고 'Blind'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 : 박근쌀롱 [습관의 발견]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 : 박주원 [슬픔의 피에스타]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연주) : 송영주 [Tale of a City] △최우수 영화TV음악 : <만추>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남자 아티스트 : 버벌진트 △여자 아티스트 : 아이유 △그룹 : 인피니트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