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덕수 대사가 오늘 오전 주미 대사로서의 소임을 다했다는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했다"며 "(사표는) 적절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한 대사의 사임 배경과 관련한 질문에 "해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답했다. 한 대사는 20~24일 서울에서 열리는 2012년도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지만,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17일 이임사 등을 위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 16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주미대사. ⓒ연합뉴스 |
한 대사의 갑작스런 사퇴에 대해 청와대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박정하 대변인은 "한 대사가 이미 한미 FTA 관련 사안을 마무리 지으면 쉬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지 않았나"라며 "발효도 앞두고 있고 관련 일들이 거의 다 끝났다"고만 말했다. 박 대변인은 "곧 인선 작업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이 있다. 지난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미 FTA가 통과된 후 지난해 말 '한 대사가 귀임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 대사는 더 있는 게 맞는다고 본다"면서 "정말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지금 바뀌어도 누가 되든 1년 하는 건데 계속 있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답한 바 있다.
후임이 빨리 결정되더라도 신임장 제정 절차 등을 감안하면 4월이나 돼야 공식적으로 대사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3월 초로 예상되는 한미 FTA 발효 시점에 대사 자리가 공석이 될 수 있고, 게다가 차기 정권의 인사권 행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후임자 선정 문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당초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주미 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총선 출마를 희망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나 김성환 외교부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관례에 크게 어긋나지 않지만, 그 경우 연쇄적 인사 요인이 발생한다. 외교라인은 3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준비에 여념이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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