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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앞두고 '한미 FTA 진정성'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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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앞두고 '한미 FTA 진정성' 공방

새누리 "민주당에 책임 물어야", 민주당 "새누리 자가당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다가온 4월 총선에서 여야의 '때리기' 도구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은 한미 FTA에 대한 상대 당의 진정성을 연일 공격하고 나섰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민주통합당이) 한미 FTA가 그토록 필요하다고 강조하고서는 이제 와서 정권이 바뀌면 없던 일로 하겠다는 데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가) 'FTA는 좋은 것이고 하지 않으면 나라의 앞날이 어렵다'며 시위도 제지하면서 추진해왔고 그걸 이 정부 와서 마무리한 것"이라며 "한미 FTA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정치권의 행동이나 말은 책임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 FTA를 두고 강공 드라이브를 건 민주통합당을 정면 비판한 셈이다. 총선 출마를 놓고 민주통합당의 주요 타깃이 된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도 같은 논리로 민주통합당을 몰아붙였다.

김 전 본부장은 이날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성장기에 있는 철부지 같으면 조석 간에 입장을 바꿀 수 있겠지만 국가의 정책은 그렇지 않다"며 "국제 사회 속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도 있는데 '그 때 몰랐다, 그 때 잘 챙겨보지 못했다'는 것은 적절한 변명이 되지 못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상하원의장에게 한미 FTA 폐기를 요구한 야당 의원들을 사실상 '철부지'로 묘사해 비판한 셈이다.

김 전 본부장은 특히 야당의 이번 행동에 대해 "참 아주 엉뚱한 주장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저렇게 입장이 바뀔까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신문에 얼굴이 나오신 분들은 제가 협상 대표일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훨씬 권한과 책임이 높은 장관, 국무위원들 역임하셨던 분들"이라고 힐난했다.

반면 그간 한미 FTA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온 민주통합당 인사들은 이날도 연신 한미 FTA 발효의 부당함을 강조하고 나서, 오는 총선 정국까지 이슈화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천정배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우리 정부가 작년 말에 국민 여론조사를 해 보니 국민 70%가 한미 FTA를 반대한 걸로 나와 깜짝 놀랐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 한미 FTA는 근본적으로 우리 주권을 재벌에게 넘겨주는, 있을 수 없는 협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미 FTA 24.5조 2항에 '우리 정부가 미국에 이 협정을 종료하겠다고 통지를 하면 180일 후에 종료'되게끔 돼 있다"고 강조한 후, 다만 협정 상대방이 강대국 미국이라는 점을 들며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이 문제점을 알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발효를 중단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민주통합당의 책임은 분명히 있다고 인정했다. 천 의원은 "한미 FTA를 당초 체결한 책임은 분명히 우리 민주당에 있다. 우리가 집권 시에 만들었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저희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한미 FTA를 놓고 논리 싸움을 벌여 온 한미 FTA 저지 범국본 측에서도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남희섭 변리사는 민주통합당이 미국 측에 제기한 폐기 요구에 대해 "오바마 서한 이후 외교부, 새누리당 등이 '조약 폐기가 전례 없다, 국제적 신뢰를 훼손한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당장 (교섭 상대방인) 미국이 조약을 일방적으로 폐기한 사례가 수 건 있다"고 지적했다.

남 변리사는 그 사례로 미국의 지미 카터 정부가 대만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일방적으로 폐기 통보한 전례와 부시 정부의 러시아와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 폐기 통보를 들었다.

야당과 한미 FTA 저지 범국본은 또 새누리당이 내놓은 대형 할인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중소도시 입점 규제안이 한미 FTA와 충돌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새누리당이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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