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2009년부터 점진적인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서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그 혜택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제위기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이들은 고졸 학력 이하의 저숙련 노동자들이었음에도 이들이 종사하는 산업의 일자리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도시연구소(UI)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자 중 3분의 1 가까이가 고졸이다. 경제 위기가 시작된 이후 고졸 노동자 10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실업자가 된 이들 중 3분의 1은 경기가 회복기로 들어선 2009년 이후 해고당했다.
신문은 '블루칼라' 노동을 대표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지난달 5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지난 2년간 30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지만, 경제 위기 후 사라진 200만 개의 자동차 일자리를 채우기에는 태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업계도 지난 수개월 동안 경기가 꾸준히 상승했지만 이미 사라진 150만 개의 일자리를 회복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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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된 고용 환경이 '좀 더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저숙련 노동자들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가방끈'을 늘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지역 전문대학의 예산이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이 운좋게 일자리를 찾아도 과거와는 다른 주머니 사정에 직면하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스페이스센터는 지난 2년간 1만 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했는데, 이후 경영 사정이 나아져 일부가 다시 돌아왔지만 평균 8만 달러가 넘던 연봉은 절반 가까이 깎였다.
한편, 신문은 34개월만에 최저치인 8.3%라는 실업률 통계 자체에도 함정이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구직 활동을 포기한 실업자 280만 명을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9.9%에 이른다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뉴욕타임스>에 고정 칼럼을 연재하는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5일 칼럼에서 "2012년 1월 현재 고용된 노동자들은 2001년 고용됐던 노동자 수보다 적다"며 현재 추세로는 2019년에야 완전고용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3%라는 실업률이 여전히 심각한 수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치인들이 일자리 정책에서 힘을 뺄 가능성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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