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기업공개가 주목받는 이유는 우선 공개 규모 때문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처음 보도했던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750억~1000억 달러, 기업공개 규모는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비자(VISA), 제너럴모터스(GM), 에이티앤티(AT&T)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이고, 실제로 주식시장에서 10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면 2004년 구글이 세운 기록인 19억 달러를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페이스북의 수익이 해마다 급성장 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수익은 2009년 7억38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8억 달러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5억 달러에 육박한다.
▲ 기업공개설이 나온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 ⓒAP=연합뉴스 |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불었던 인터넷 벤처기업 열풍이 거품으로 드러났던 전례에 비추어 페이스북의 기업공개가 또 한 번의 '호들갑'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10년 전에 비해 인터넷 사업이 전반적으로 급성장했고 평가 기준도 다양해져 거품 우려가 예전보다 덜한 건 사실이지만, IT기업의 미래를 정확하게 점치기 힘든 건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포브스>는 30일 페이스북 주식의 가치가 애플이나 구글에 비해 부풀려져 있다며 주식 구매로 인한 이득을 보기 힘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주가를 1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P/S(주가매출액비율)로 볼때 페이스북은 애플의 5배, 구글의 3배에 달한다. 주가를 최근 1년간의 주당 이익으로 나눈 P/E(주가이익비율) 역시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 4~6배 높다. 이러한 수치가 높을수록 주식 가치는 고평가되고, 투자에 따르는 위험은 커진다.
페이스북의 기업공개를 맡을 월가의 투자기관으로 골드만삭스보다는 모건스탠리가 유력하게 꼽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이날 대형 자금을 보유한 기관 투자자가 많은 골드만 삭스보다 일반 투자자 고객이 많은 모건 스탠리가 주식 매매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주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기업의 표면적인 인기를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주식 거래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월가 입장에서는 페이스북 상장을 올해 주식시장의 최대 이벤트로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해야 할 입장이지만 <포브스>는 "결국 수요-공급의 원리가 적용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신문은 또 불과 몇 년 전 가장 유명했던 SNS가 마이스페이스였지만 지금은 거의 잊힌 현실을 지적하면서 "페이스북이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거란 법은 없지만 SNS는 변덕스러운 사업(fickle business)"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일각에서 있다면서 "그런 말들은 언제나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의 주된 수입원인 광고 매출이 급성장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터넷 광고 시장의 1%를 점유하는데 그쳐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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