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이 숱한 논란과 함께 흥행몰이를 하는 와중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법조계의 자성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양 대법원장은 30일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방·행정·가정법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판사와 직원을 상대로 "국민이 재판 실상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 영화를 보고 어째서 재판의 전형이라 생각하고 법원에 대해 좋지 못한 감정을 갖는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나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왜 사람들이 법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영국과 미국에서도 재판이 잘못됐다며 법원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영화가 많이 나오지만 그들 국가에서는 법원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임 이후부터 강조한 (국민과의) 신뢰와 소통을 한 번 더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 대법원장은 "영화 내용에 잘못이 있고 비판할 점이 많다"며 "법원 공격이 흥행 요소로 인식되는 풍조가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고 경계감을 표했다.
이와 관련, 사법부는 <부러진 화살> 흥행 이후 국민과의 소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다양한 코너를 마련한 '소통 2012 국민 속으로' 행사를 연다.
'법원에 묻는다' 순서에서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상헌 NHN 대표이사, 이정향 감독,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가 참여해 다양한 코너를 연다. 다만 이 코너들은 주제만 놓고 보면 사법부에 대한 변호의 성격을 갖고 있고, 국민과의 소통 방법을 사법부에 조언하는 경향이 강하다.
'시민과의 대화' 순서는 시민이 주체가 된다. 대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참석의향을 밝힌 시민들은 법원에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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