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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에 백기, 삼성·LG '골목상권'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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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에 백기, 삼성·LG '골목상권' 철수

고용승계 문제는 어떡하나

청와대에서 경주 최 부자집 사례까지 들며 재벌그룹 총수일가 자녀들의 소상공인 업종 진출 실태 파악 지시를 내린 지 하루 만에 삼성과 LG그룹 일가 회사들이 연달아 관련업계 철수를 결정했다. 그간 청와대의 상생 요구에 꿈쩍 않던 재벌일가가 갑자기 입장을 백팔십도 바꾼 모양새다.

26일 호텔신라는 "자회사인 보나비가 운영 중인 커피·베이커리 카페 '아티제'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며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종 참여와 관련한 사회적 여론에 부응하고, 사회와의 상생경영을 적극 실천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지난 2004년 '유럽형 라이프스타일 카페'를 표방하며 아티제를 오픈했고, 지난 2010년부터는 자회사 보나비가 아티제를 운영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이 사업에 진출한 것이 알려지자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재벌그룹 자녀가 손쉬운 자영업자 영역을 침범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호텔신라 측은 그러나, 철수를 결정하면서 "지난해 아티제 매출은 241억 원으로 호텔신라 전체 매출(1조7000억 원)의 1.4%에 불과하고, 오너 일가의 지분은 전혀 없다"며 "아티제 매장은 현재 27개로, 대부분 오피스 빌딩에 입주해 있어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범LG가 아워홈도 순대·청국장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워홈 측은 "지난해 발표된 동반성장위원회의 순대∙청국장 사업 확장 자제 권고안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결과, B2C(소비재) 시장에서의 순대∙청국장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아들인 구자학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다.

관련 소식이 알려진 후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 "지난해 중소 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업체) 시장 침해 논란이 있었던 아이마켓코리아(IMK) 매각과 함께 동반성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재벌일가가 비록 여론에 따라 관련 사업을 철수하게 됐으나 이로 인한 종업원 고용 승계 문제는 논란거리를 계속 낳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의 경우 "종업원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아티제 종업원 고용을 호텔신라로 승계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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