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은 설을 나흘 앞둔 19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건설기계노동자 체불 근절 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중 4명은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를 점거했다가 경찰에 끌려나왔다.
건설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설 명절을 코앞에 두고 거리로 나오게 됐다"며 "일을 해도 제때 돈을 받지도 못하고, 그마저도 어음으로 지급받아 나중엔 업체 부도로 휴지조각이 돼버리기 일쑤인 참담한 현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가 조합원 2만 명을 대상으로 임금체불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1년간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발생한 체불임금은 400억 원에 달했다. 건설노조는 체불 신고를 하는 조합원이 20%에 불과한 현실을 고려하면 실제 체불액은 2000억 원, 건설기계 전체 노동자 38만 명에 대한 체불액은 1조4000억 원대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특히 "326개 체불 현장 중에 70% 이상은 4대강 사업 등 공공공사 현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개발공사, 국토해양부-부산국토관리청(4대강 사업), 육·해·공군, 지자체 등이 발주한 공공공사 현장이 꼽혔다.
건설노조는 "건축현장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체불을 구제받을 수 있지만 건설기계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아 밀린 돈을 받으려면 민사소송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건설사들은 어음을 남발하거나, 70%나 50%만 받으라며 그나마 밀린 임금조차도 제대로 주는 일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체불 문제를 해결해야할 정부는 건설기계노동자들이 현행법상 노동자가 아닌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라서 구제할 방법이 없다며 외면하고, 체불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건설노조는 "임금체불 문제를 개선한 '건설산업기본법-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은 국토해양부 반대로 계류 중이어서 건설기계 체불에 대한 이렇다 할 대책이 전혀 없는 상태"라며 정부가 관련법 및 제도를 개선하고 체불근절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를 점거한 건설노동자들. ⓒ전국건설노동조합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