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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열풍, '조중동' 종편…'진짜 기자'가 설 곳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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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열풍, '조중동' 종편…'진짜 기자'가 설 곳은 어디에?"

[2011년, 언론계 결산] 기성 언론 위상 추락 가속화

2011년은 언론계가 전례 없이 큰 변화를 맞는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기존 공중파 3사에 이어, 뉴스부터 드라마까지 모든 방송장르를 포괄하는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생겼다.

여전히 모든 언론매체 중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공중파는 올해도 친 이명박 대통령 성향의 사장과 관련된 파행으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KBS는 민주당 도청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등 홍역을 치렀다.

언론을 둘러싼 이와 같은 잡음은 오래도록 지속된 언론에 대한 뉴스 소비자의 불신을 크게 키웠다. 이에 트위터 등을 통해 국민이 직접 뉴스생산자가 돼 기성 언론을 조롱하는 현상이 올해 특히 스마트폰 보급과 더불어 두드러졌다. 이를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낸 사례가 바로 <나는 꼼수다> 열풍이 될 것이다. '나꼼수'는 무수한 파생 신조어를 낳은 것은 물론, 새로운 정치참여 세대의 폭발을 견인하기까지 했다.

올해 언론계 화제를 돌아봤다.

▲종편 개국쇼가 열린 지난 1일, 세종문화회관 주변을 막아선 경찰. 종편의 출범을 축하한 이들이 일부에 한정됐음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프레시안(김윤나영)

날치기로 탄생한 종편

지난 1일, 결국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 종편 4개 채널이 개국했다. 준비가 덜 된 채 시작한 종편은 개국과 동시에 크고 작은 방송사고를 일으켰고 선정적인 뉴스 소재와 편파적 보도태도로 논란을 낳았다.

종편의 탄생은 출발부터 꼼수였다. 지난 2009년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시키면서 종편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입이 아플 정도로 거론된 종편 특혜 의혹을 낳은 정책을 밀어붙였다. 전국 단일 권역 방송을 허용했고, 한 시간에 최대 12분까지 광고방송을 허용했다. 지상파의 광고시간은 프로그램 시간의 10%다.

종편은 미디어렙 체제에 포함되지 않고 2년간 광고 직업 영업을 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황금채널을 선정 받아 전국 단일 번호 편성까지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방통위는 케이블방송사업자를 압박해 종편이 앞자리 '1'의 황금채널을 타내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종편 출범 후에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직접 대기업 광고 책임자를 만나 종편 광고 압박을 넣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종편의 주체성은 필요할 때마다 신생아와 숙련자의 사이를 넘나들었다. 종편에 특혜를 줄 때마다 방통위는 '신생아를 돌봐야 한다'는 논리로 의혹시비를 일축했다. 반면 지난 1일 개국쇼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은 "종편이 비록 신생매체지만, 그 모태는 우리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아오던 인쇄매체입니다. 4사는 신생아가 아니라 아주 노련한 장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며 종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 안간힘을 썼다.

이렇게 탄생한 종편은 개국 한달여에 가까운 현재까지 일부 드라마를 제외하면 1%가 되지 않는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조중동이 개국 전 광고주를 찾아다니며 공중파의 70% 수준으로 광고비를 요구한 사실을 돌이켜보면 민망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종편에 대해 대부분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건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가 전부다. 종편의 유일하고, 민망한 히트작이다.

나는 꼼수다

올해 주류 언론은 '나꼼수' 열풍에 몸살을 앓았다. 일부 보수언론까지 '나꼼수'에 대한 뉴스 소비자들의 열광 이면에서 무너진 언론권력과 신뢰도를 개탄하기까지 했다.

기실 '나꼼수'는 정통 시사프로그램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풍자와 비판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꼼수'는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 디도스 사태 등 올해 하반기 우리 사회를 뒤흔든 뉴스의 핵심에 존재했고, 어느 언론보다 더 강하게 정권에 대한 청취자의 분노를 일으켰다.

이 에너지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폭발력을 낳았다. 그간 정치 무관심 세대로 통칭되던 2030 세대들이 '나꼼수'를 다운받아 듣고, <닥치고 정치>를 사서 읽었다. 한미 FTA 반대시위 현장에서, 10.26 재보궐 선거 무대에서 확인된 상당수 젊은이들의 행렬에는 바로 '나꼼수'가 있었다. 듣고 조롱하고 욕하는 것을 넘어서, 청취자들이 직접 '쫄지마'라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말대로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청취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기성언론은 이제 '나꼼수'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MBC는 <손바닥 TV>를 출범시켜 '나꼼수'처럼 스마트폰 환경에 특화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MBC 코미디 프로그램 <웃고 또 웃고>의 코너 '나는 하수다'는 무엇보다 교체된 언론권력지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방송콘텐츠를 누리꾼들이 따라하고, 패러디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 공중파 프로그램이 소자본의 온라인 콘텐츠를 모방하고 나선 것이다.

트위터에는 지금도 기성 언론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넘쳐나고, 온라인에는 기자들을 욕하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진다. 급격한 언론포맷의 변화 속에서 무너지고 있는 언론의 신뢰도와 권력을, '나꼼수' 열풍은 무엇보다 선명히 드러냈다. 기성 언론인들이 큰 숙제를 안은 한해였다.

▲'나꼼수'를 패러디해 화제를 모으는 '나는 하수다'. 이 프로그램의 탄생이 기성 언론의 권력 상실을 상징한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MBC

언론권력이란

이 외에도 올해 언론계는 몸살을 앓았다. KBS와 MBC에 계속된 친 이명박 대통령 성향 사장의 전횡은 올해도 이어졌다. KBS는 수신료 인상안 마찰 과정에서 민주당 회의를 도청한 의혹을 샀으며, 당시 "벽치기는 전통적인 취재 방법"이라고 옹호한 김인규 사장의 말을 물의를 빚었다. KBS는 친 사장 성향의 인사와 편집권 독립을 요구한 기자 간 갈등으로도 큰 홍역을 앓았다.

MBC에서도 김재철 사장이 돌발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를 취소하는 등 블랙코미디가 있었다. MBC 경영진은 일방적으로 단협안 해지를 통보한 후 노조와 갈등을 빚었고, 이 때문에 MBC 노조는 2년 연속 총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이들 사장 취임 후 KBS와 MBC 뉴스에 대한 시청자와 기자들의 비판은 올해도 이어졌다. 편파적인 보도가 줄을 이었고, 이로 인해 특히 MBC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 <뉴스데스크>는 SBS에까지 밀리는 3등의 굴욕을 겪었다.

연말까지도 언론계는 미디어렙 법안을 둘러싸고 시끄러웠다. 미디어렙 법의 연내 통과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MBC와 SBS는 직접 미디어렙 설립에 나서 광고 직접 영업을 준비할 정도였다. 민주통합당과 한나라당이 극적으로 미디어렙 법 통과에 협상했으나, 이를 두고 언론노조와 언론시민단체 사이에 이견이 생기기도 했다.

언론계 내부 투쟁은 지역언론에서도 계속됐다. <부산일보>는 정수장학회와의 갈등으로 신문 인쇄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문제 해결에 나설지도 관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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