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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한과 대화 재개 필요" 인식 공유

김정일 사후 발 빨라지는 관련국 행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김정은 후계체제의 권력 이양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진행될 협상 국면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움직임이다.

한국과 미국은 '공조'를 강화하면서도 북한 측의 '시그널'을 강조하고 있다. 28일 미국을 방문한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조건하에서 대화과정이 재개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데 미국 측과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에서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면담한 임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북한이 올바른 시그널을 보내오기만 하면 미국은 다시 대화에 응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며 김 위원장 사망 직전 핵 프로그램과 식량지원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미 고위급 대화 재개 전망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시그널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일 후계체제가 확고해진 후 미국에 대화 의사를 타진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미 협의에는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측과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도 참석했지만 임 본부장은 대북 식량지원 문제가 논의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또 자신이 언급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올바른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 역시 없었다. 아울러 성김 주한 미국 대사가 본국을 비밀리에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김정은 후계 제체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도 관측된다. <요미우리신문>은 29일 중국 정부가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의 조기 방중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의 후견국이라는 인상을 부각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문은 또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고(故) 김 위원장의 추도대회가 종료된 후 공산당 조문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산당 조문단의 대표로는 당 조직부장으로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리위안차오(李源潮) 정치국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단은 평양에서 김정은과 회담하고, 1월 중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식량 지원 방침을 전달하면서 중국의 초청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러시아 정부도 최근 6자회담 수석대표를 교체하면서 새롭게 전개될 대화 국면에 대비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을 제네바 주재 러시아대사로 발령 내고 후임에 마르굴로프 현 아주국장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아주국장을 맡아온 마르굴로프 신임 대표는 북핵 이슈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2008년 3월부터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온 보로다브킨 차관의 교체설은 수 개월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서 올해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제외한 6자회담 관련국 수석대표가 모두 바뀌게 된 셈이다. 한국은 위성락(현 러시아대사)에서 임 본부장으로, 북한은 김계관에서 리용호 외무성 부상으로, 미국은 스티븐 보즈워스에서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로, 일본은 사이키 아키타카(齋木昭隆)에서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ㆍ대양주국장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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