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결렬로 19일 0시를 기해 KBS 노동조합(제1노조)이 파업에 나선 가운데, 이로 인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19일자 <9시 뉴스> 특집이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은 8시 30분에서야 방송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날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방송 시간이 평소보다 한 시간 앞당겨졌었다.
50여 명으로 구성된 1노조 규찰대원들이 이날 조수빈 <9시 뉴스> 앵커를 끌어내리고 방송용 테이프 전달을 막았다. 1노조 조합원인 민필규 전 KBS 기자협회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제대로 정신이 박힌 노조가 할 행동이 아니"라고 거세게 비판하며 "<9시 뉴스>의 몰락은 노조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1노조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접"는다며 1노조 탈퇴 의사까지 밝혔다. KBS 노동조합은 주로 기술·경영직이 대다수인 1노조와 젊은 기자·PD 등이 중심인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새노조) 등 두 조직으로 나뉘어 있다.
민 조합원은 'KBS노조 파업에 대한 보도본부 조합원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95년 입사 이래 임금 올리려고 이렇게 전면파업하는 것 처음 봤다"며 "파업을 하다가도 비상 상황이 되면 잠시 파업을 접고 국가 위기 상황을 보도해야 하는 게 공영방송 언론사 종사자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KBS는 국가기간방송사다.
그는 또 "동참을 호소하고 선전전을 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사망해 한반도의 안보가 어떤 상황으로 치달을 지 모르는 국가 위가의 상황"이고 "모든 직원이 똘똘 뭉쳐서 비상상황을 보도해야할 시점"이라고 1노조의 강경 파업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나아가 민 조합원은 1노조 조합원으로서의 자괴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1노조는 그간 KBS 보도국의 편집권 독립을 요구해 온 새노조를 지지하지 않았다.
민 조합원은 "보도국에서 1노조에 가입해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타 본부분들은 모를 것"이라며 "왜 보도국의 많은 1노조 기자 조합원들이 한명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지, 왜 2노조 기자 조합원들이 당신들을 소 닭 보듯 쳐다봤는지 잘 생각해보라"고 비판했다.
한편 1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예정된 방송 녹화도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장 KBS2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자유선언 토요일>의 코너 <불후의 명곡2> 녹화가 중단됐고, 오는 24일로 예정된 <2011 연예대상>의 중계가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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