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주중 북한 대사관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했다. 전날 중국의 공산당과 정부가 공동 명의의 조전을 통해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식 인정한데 이어 북한과의 '혈맹' 관계를 과시하려는 발 빠른 행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에 있는 북한 대사관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대사관에는 김 위원장의 분향소가 차려져 있어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대사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는 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의 대사관 방문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후 주석의 방문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북한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발표된 19일 오후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애도의 뜻을 밝혔다가 곧 조전을 통해 김정은 후계 체제를 인정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중국의 주요 매체들도 20일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1면 기사로 배치하면서 김정은 후계 체제를 함께 부각시켰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해외 출장 중인 주요 지도자들도 귀국하면 북한 대사관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해외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19일 일본 <교도통신>은 후 주석이 북한을 곧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1994년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이 사망했을 당시에도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부주석, 류화칭(劉華淸) 당시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이 개인 명의로 조전을 보내고 북한 대사관을 방문한 바 있다. 방문단에는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후진타오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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