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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이들을 위한 감동적 소리

[화제의 음반] M83, 에이미 와인하우스, 알이엠의 앨범

M83 [Hurry Up, We're Dreaming]

▲M83 [Hurry Up, We're Dreaming] ⓒ브라우니 엔터테인먼트
꾸준히 양질의 작품을 발표해 왔던 프랑스의 뮤지션 안토니 곤잘레스의 일인 밴드 M83의 신보 [Hurry Up, We're Dreaming]이 국내에 지각 라이선스됐다. 신작은 주요 전문매체에서 이미 올해 하반기 최고 중 하나로 꼽힌, 실망감을 주지 않는 웰메이드 팝 앨범이다.

일렉트로 슈게이저, 혹은 드림팝 뮤지션으로 통용되며 특유의 서정성 가득한 우울한 소리를 만들어 온 M83의 신작은, 이미 들어본 이들이라면 익히 알겠지만 더 거대해졌고, 밝아졌다. 스타디움 록 사운드와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 어레인지, 그리고 80년대식 신스팝 사운드는 안토니 곤잘레스가 강조한 '서사적인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 이미 초능력물 영화를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로 화제가 된 싱글 <Midnight City>는 이 앨범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곡이다.

거의 모든 곡에서 박력이 넘치며, 멜로디는 명확히 드러난다. 그런데 이 소리는 바로 80년대 전자음악, 헤비메탈에서 두드러진 특징이다. 놀라울 정도로 잘 들리는 멜로디는 금세 듣는 이를 지치게 만드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Hurry Up, We're Dreaming]은 그러나, 동화적인 질감(Raconte moi une histoire, When Will You Come Home?, Year One, One UFO)과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곡의 배치, 그리고 한편의 창작영상물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일관된 콘셉트로 익숙함을 가볍게 넘어선다.

첫 곡 <Intro>에서 마지막 곡 <Outro>에 이르기까지, 모든 곡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소리로 듣는 이를 공상의 세계에 빠뜨릴 작정한 듯하다. 안토니 곤잘레스가 언급했듯 이 앨범의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스매싱 펌킨스의 대작 [Me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가 곧바로 떠오르는 이 앨범은, 2000년대의 새로운 십년의 현재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유행과는 은하계만큼의 거리가 있으며, 은하수를 채운 별만큼 다채로운 소리가 가득하고, 거대한 행성만큼이나 큰 야심으로 가득 차 있다. 어떤 음악을 즐기는 이든, 이 앨범의 매력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Amy Winehouse [Lioness: Hidden Treasures]

▲에이미 와인하우스 [Lioness: Hidden Treasures] ⓒ유니버설뮤직
새천년의 리즈 페어가 되리라 여겨졌던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결국 영국의 제니스 조플린으로 산화했다. 2000년대 가장 위대한 팝의 정수를 담은 그의 전작 [Frank], [Back to Black]는 '복고적 감성'이 아닌 '복고'를 되살려 원초적인 리듬 앤드 블루스, 소울, 힙합, 재즈의 위력으로 팝 신을 강타했고, 이는 이전 니르바나(Nirvana) 이후 가장 강력했던 하나의 움직임이었다.

그의 미발표곡과 데모 작품 등을 담은 [Lioness: Hidden Treasures]는 요절한 팝스타를 기리기 충분한 위력의 곡들로 가득 차 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걸작 <The Girl from Ipanema>의 리메이크, 절로 눈물을 짓게 만드는 끝내주는 팝 트랙 <Our Day Will Come>, 힘이 느껴지는 리메이크작 <Valerie> 등 모든 곡에서 탁월한 보컬리스트의 역량을 만끽할 수 있다.

이전의 여러 천재들처럼,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스물일곱, 마약'이라는 키워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요란함에 걸맞지 않은 평범한 팝 싱글을 내보일 뿐인 레이디 가가, 트렌디함을 넘어서지 못하는 리한나 등에게서 그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R.E.M. [Part Lies, Part Heart, Part Truth, Part Garbage, 1982-2011]

▲R.E.M. [Part Lies, Part Heart, Part Truth, Part Garbage, 1982-2011] ⓒ워너뮤직
31년 간 15장의 정규앨범을 남기며 활동기간 내내 가장 중요한 음악인이었던 R.E.M.이 지난 9월 (예상됐던) 해체를 단행한 후, 그간의 역사를 총정리한 베스트앨범을 남기고 떠났다.

이제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 순간에 위로가 되어주던, 미국의 제국주의적 악랄함을 신랄하게(심지어 엉덩이까지 까뒤집으며!) 고발하던, 대학가를 사로잡던 쟁글 팝의 영웅들은 없다. 언더그라운드의 영웅이던 R.E.M.은 스타가 된 후에도 스타덤이 주는 무게와 돈의 유혹을 근래 탄생했던 밴드들 중 (U2보다 더) 슬기롭게 이겨온 록의 표상이었고, 모두가 닮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따라하지 못한 밴드 유닛의 모범지표였으며, 슬럼프를 가장 훌륭히 극복한 노장밴드였다.

그간 IRS 시절을 정리한 베스트 앨범집, 후기를 정리한 모음집 등은 여러 장 있었으나 [Part Lies, Part Heart, Part Truth, Part Garbage, 1982-2011]은 R.E.M.의 모든 역사를 한데 모은 작품이며, 세 곡의 신곡을 마지막 선물로 담은 앨범이다.

마이클 스타이프(보컬)가 직접 감독한 신곡 <We All Go Back to Where We Belong>의 뜻처럼(우리는 속한 곳으로 되돌아간다), 이 노장밴드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영광스런 행보를 뒤로하고 록 역사의 뒤편으로 향했다. 그야말로 R.E.M.다운 행보다. 보통 베스트앨범에서 특별함을 찾기는 어렵지만, [Part Lies, Part Heart, Part Truth, Part Garbage, 1982-2011]는 바로 R.E.M.의 모음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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