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언론단체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으로 인해 한국 언론이 위기에 처했다는 공식 결의안을 채택했다.
세계 최대 산별 노조연합체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Union Network International)의 미디어 분과인 국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MEI, Media Entertainment International)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멕시코시티에서 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에 공감하고 '한국 정부에 지상파 방송의 사장 선임 방식 개혁과 미디어의 다양성을 위한 광고직접판매 규제 등을 내용으로 한 한국관련 긴급 결의안'을 지난 1일 채택했다.
UNI-MEI 총회는 세계 60만 명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노동자들이 4년마다 여는 행사로, 올해에는 30여국에서 약 120여명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UNI-MEI 집행위원회는 결의문에서 "한국의 언론과 언론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상황들을 진지하게 청취하였으며, 이러한 위기들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책임이 한국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게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며 △공영방송 사장선임방식 개혁 △보수매체에 대한 편향적 특혜 중단 △광고 직접 영업 규제를 즉시 채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들은 "한국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위해 KBS, MBC, EBS의 사장선임방식을 개혁해야 한다"며 "사실상 정부가 임명하는 현재의 방식은 사회 각 부분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정권이 유력보수신문에게 종합편성채널을 무더기로 허가해주고 각종 특혜를 부여함으로써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 소수자, 진보주의자들의 목소리는 무시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며 ""정부는 보수매체들에 대한 편향적 특혜를 중단하고, 지역 언론, 소수매체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렙과 관련해서는 "유력보수신문들이 소유한 신설종합편성채널들이 광고를 미디어렙에 위탁시키지 않고 직접 판매하도록 허용해, 강자들이 지배하는 약탈시장을 정부가 조장하고 있다"며 "모든 정부는 미디어의 다양성을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한국에서 강자들에 의한 광고 직접 판매행위는 적절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를 대표해 이번 회의에 참석한 이근행 PD(전 MBC노조위원장)는 한국의 언론자유 침해 상황을 발표하고 YTN의 구본홍, KBS의 김인규, MBC의 김재철 사장 등이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각 언론사에 취임한 후 정권에 대한 비판기능이 약화됐다고 강조했다. 또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방송을 소유해 여론 다양성은 더욱 약화되고, 지역언론과 군소매체의 위기가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또 이번 총회에서는 유니버셜, 디즈니 등 다국적 미디어기업에 대한 대응전략이 논의됐고,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우려도 언급됐다. 남미 저널리스트들이 총격을 받고, 노조 간부들이 살해되는 등 언론종사자들을 겁박하는 현실도 공유됐다. 유럽지역의 경우 BBC 사례를 중심으로 공영방송에 대한 구조조정과 예산 삭감이 주요 현안으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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