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발언에 나선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종편이 개국하면) 이 땅의 여론 다양성과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는 줄어들 것"이라며 "짧은 축하 몇 마디 한 것을 가지고 김연아가 방송 '앵커'로 나섰다고 과장, 왜곡하는 이들이 바로 종편"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종합편성채널에는 무엇이 종합됐는가.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KT캐피탈, 금융지주회사와 같은 악덕 자본이 종합돼 있다"며 "뿐만 아니라 족벌사주, 미디어법을 날치기한 정치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관료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사회의 모든 악이 종합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윤민 SBS본부장은 "오늘은 이명박 대통령이 언론 장악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암울하고 더러운 날"이라며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 이도가 살아있었다면 이명박 대통령, 조·중·동에 '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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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종편이 광고주를 협박해 광고를 따면 대기업들은 늘어난 광고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시킬 것"이라며 "결국 (종편에 드는 광고비로) 소비자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새진보통합연대 공동대표는 "오늘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가 (종편에 반대해) 1면에 백지 광고를 낸 것을 보고 가슴이 뻥 뚫렸다"면서 "종편은 MB 특혜정치의 정점에 있다. 총칼 대신 돈다발로, 군사 독재대신 금권 독재로 대신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언론노조는 투쟁 결의문을 통해 "MB 정권과 한나라당은 우리 사회의 언론 공공성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려는 역사의 죄인"이라며 "불법적인 조·중·동·매 종편 사업권을 반드시 회수해 언론 생태계를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종편 방송 불시청, 종편 출자기업 제품 불매, 종편 방송 출연 불참여'라는 '3불 운동' 돌입을 선언하고, 미디어렙에 종편을 포함시킬 것과 종편 청문회를 열 것 등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집회가 끝난 후 행사장인 세종문화회관 안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혔다. 이날 같은 자리에서 7시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파업 참여자들은 6시30분께 해산했다.
한편, 이날 종합편성채널 개국식이 열리기 직전인 오후 4시30분경부터 세종문화회관 근처 곳곳은 경찰로 가득 찼다. 경찰은 전경버스로 인도 옆 차로를 차단하고 시민들의 통행로를 막아 빈축을 샀다.
한 시민은 "기업 행사하는데 길을 왜 가로막느냐. 지나가게 해달라"고 거세게 항의했지만, 경찰은 "나올 수는 있지만 들어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건물 뒷골목을 통해 빙 돌아 나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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