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더해 S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 역시 직접 광고 영업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종편이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기존 언론사들의 광고수주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을 '신생아'에 비유하고 있다. ⓒ뉴시스 |
4년간 종편 광고 수입만 늘어나
2일 전병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민주당)이 코바코의 '종편PP 출범과 광고시장변화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받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2월 출범 예정인 종편 4사의 내년도 광고매출액은 약 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주 200명은 코바코의 설문에 종편이 내년 6038억 원의 광고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고, 현재 광고시장 추세선에 따른 코바코의 예측은 5518억 원이었다. 이후 종편의 광고매출은 내리 증가해, 2015년에는 추세선 상 7411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종편을 제외한 다른 매체의 광고매출은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이 배포한 코바코의 광고시장 추세 전망 자료를 보면 지상파TV의 내년 광고매출이 올해보다 1067억 원 줄어드는 등 내년부터 2015년 사이 연평균 1213억 원의 매출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조사됐다.
라디오와 신문도 종편 출범 이후 4년간 각각 연평균 110억 원, 304억 원의 광고매출 감소를 보이고, 인터넷은 연평균 광고매출 감소액이 12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코바코는 예측했다.
특히 종편 출범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존 케이블PP의 연평균 광고매출 감소액은 164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편 출범을 가정하지 않은 현 상황의 광고매출 감소 추세선보다 그 폭이 더 크다. 종편이 출범하지 않을 경우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내년 2조610억 원에서 2015년 2조334억 원으로 276억 원 감소하리라고 코바코는 예측했다.
종편 출범으로 기존 매체의 광고매출 감소 규모가 더 커져, 결과적으로 '한정된 파이(광고시장)'를 두고 매체간 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이 와중에 종편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는 셈이다.
전병헌 위원은 "방통위가 종편을 신생아에 비유했으나, 방통위의 각별한 보살핌으로 인해 종편은 날 때부터 성인"이라며 "종편출범으로 인한 타매체 피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코바코에 따르면 종편 출범 후 4년간 모든 매체 광고비가 감소하며, 감소폭은 종편이 출범하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에 비해 더 컸다. 이는 광고시장이 방통위 전망과 달리 좀처럼 성장하지 않아, 한정된 파이를 두고 경쟁이 더 치열해짐을 뜻한다. ⓒ프레시안 |
이미 언론광고시장 '각개약진 중'
더 치열해진 광고수주 시장의 분위기는 개별 언론사의 각개약진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이로 인해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되고, 광고주와 언론사 간 유착에 따른 폐해가 더 심화될 수 있다.
이미 이런 조짐은 현실화하고 있다. 종편과 직접 경쟁 구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광고 개별수주에 나서고 있다.
SBS의 지주회사 SBS미디어홀딩스는 지난달 27일 광고판매 대행사 미디어 크리에이트를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독자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을 세워 직접 광고영업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에 자극받은 MBC도 독자 광고영업에 나설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MBC는 오는 3일 대전에서 열리는 지역MBC 사장단 모임에서 미디어렙 설명회를 열고, 이달 말에는 광고주 설명회도 가질 예정이다. 이미 서울 광화문 인근에는 독자 광고영업을 위한 사무실을 마련키로 한 상태다.
그간 '광고주-미디어렙-방송사'로 분리된 광고수주 시장이 '광고주-방송사'로 축소돼, 미디어렙의 존립 기반이 허물어지고 직접 광고 수주에 따른 부작용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언론노조와 언론시민사회단체 등이 지상파의 직접 광고영업을 막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으나, 종편 출범으로 인해 불투명해진 광고시장 상황상 지상파의 이같은 움직임을 막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사실상 미디어렙법 도입도 점차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종편 출범 효과가 언론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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