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다양한 미디어 꽃 잔치를 벌려 누구나가 정보접근권을 누리는 놀이가 되기를 바라는 미디어 꽃놀래 [1.0] 행사에서는 시서화 10인 10색전 [한글은 큰글이다]라는 주제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큰글 세계문학전집 50종 출간 기념 저자 · 출판사 기부 협약식을 개최해 시각장애인, 저시력자, 어르신을 위한 큰글 도서를 알리고 누구나 책 읽을 권리를 위한 노력에 참여를 촉구했다.
▲ 큰글 세계문학전집 50종 출간기념 저자·출판사 기부 협약식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 돌베개 출판사 한철희 대표(왼쪽)와 저작권 재능 기부에 동참한 큰글편집위원회 한양대학교 민희식 대우교수(오른쪽)가 협약서를 들고 있다. |
이 날 [한글은 큰글이다] 시서화 10인 10색전 <1> '불휘 기픈 나무 : 소리와 손글씨가 만난다' 김묵원 작가의 시서화 드로잉 퍼포먼스가 행사 오프닝으로 초청되어 시(詩) 서(書) 화(畵) / 가(歌) 무(舞) 악(樂)이 공존하는 붓그림으로 미디어 꽃놀래를 화려하게 열었다. 관객 앞에서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즉흥 드로잉 작업이 언제나 긴장된다고 말하는 김묵원 작가는 그 최고조의 긴장감 속에서 음악에 심취하고 무대에 빠져들면서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포근한 붓그림의 세계를 선사했다.
▲ 2010 미디어 꽃놀래 [1.0] [한글은 큰글이다] 시서화 10인 10색전 |
큰글 시서화 10인 10색전 <2> '님얼 붓그림 : 캐리커쳐와 즉흥 붓그림이 만난다' 김봉준 화백의 붓그림 전시가 이어졌다. 직관적인 형상과 인식적인 시가 융합되어져 있는 김봉준 화백의 시서화 '님얼 붓그림'은 전통미술의 창조적 계승을 꾸준히 시도하며 현대적으로 재생산하려는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물화와 그 인물의 인생관이나 소망이 함께 적혀있는 작품은 인물 자체를 친근하게 만드는 힘이 묻어난다. 강원도 문막에서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김봉준 화백은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행사 참여가 어려웠으나, 당일 가까스로 함께 자리하게 되었다. 페이스북을 통한 작품 활동으로 예술가와 수요자의 벽을 허물면서 수요자의 요청을 최대한 반영한 창작을 통해 공급자 입장에서의 예술 포맷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작가와 관객의 소통을 중시하며 현장 미술과 전시장 미술이라는 이분법적 현실을 극복을 해 가고 있다.
또한, [한글은 큰글이다] 기자 간담회에서는 시각장애인 책 읽을 권리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점과 대안을 검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전국저시력인연합회 회장 이영순씨는 '시각장애인'하면 전맹만을 가르키는 (저시력인과 전맹의) 구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전맹 시각장애인과 정안인(正眼人) 사이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는 저시력인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현재 전체 시각장애인의 85% 이상이 저시력인인 것에 비해 그에 따른 복지 정책이 미흡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는 한편, 큰글 도서 출간에 대한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저시력인들이 책을 마음대로 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큰글편집위원회는 공공도서관이나 복지관 등에 큰글 서가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과 저시력인들이 더욱 보기 편한 서체 개발 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얀 실크 천에 번지는 시서화의 잔잔한 색들처럼, 힘 넘치는 붓놀림처럼 소외계층에 소통의 물결이 잔잔하게, 생기있게 번져가기를 희망해 본다.
▲ 큰글 세계문학전집 50종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 |
소리와 손글씨가 만난다 - 시서화 10인 10색전 <1> '불휘 기픈 나무' 김묵원 작가 인터뷰 김묵원 작가는 전통산수나 정물이 아닌 꽃과 누드 드로잉에 서정시를 독특한 필체로 올린 작품을 선보였다. 힘과 속도감, 그리고 즉흥성 있는 날렵하고 화려한 붓 그림과'대자보체'또는'묵언체'라고 불리는 서체에서 전통미과 모던미를 함께 볼 수 있었다. 특히 서정시를 노래한 자유로운 서체들이 인상적이었는데 김묵원 작가는 특별히 서예수업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단지 학생시절 수많은 대자보를 썼던 경험이 지금 빛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글 시·서·화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함께 녹여내어 환상적인 드로잉 퍼포먼스로 이번 행사 오프닝을 열어주신 동양예술의 멀티플레이어 김묵원 작가님을 만나보자.
-어떻게 드로잉 퍼포먼스를 시작하게 되었나? =4~5년 전 국악퓨전그룹인 아나야와의 공연에서 첫 드로잉 퍼포먼스를 했다. 당시엔 단순히 앞에 나서기 싫어 뒤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어느새 그것이 몸에 착 맞게 되었다. 그 후 아나야 뿐만 아니라 들소리, 반과 같은 국악 타악팀과 같이 공연을 했다. 라이브로 그들은 연주를 하고 나는 그 연주에 맞추어 그림을 그린다. -복합적 퍼포먼스를 구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그렇게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 때부터 노래동아리에 들어서 많은 공연을 하고 또 보아왔다. 단지 그 내가 한 음악을 놓치기 싫은 그러한 것들이 지금에 와서 열매를 맺은 것 같다. 음악뿐만 아니라 지난 나의 모든 경험들(연극무대 미술, 기자, 이벤트회사, 미술심리치료사 등등. 정말 여러 가지를 하셨다.)이 현재의 작업에 아우러진다. 이것은 나의 삶의 체험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한다. 내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나의 작품에 자부심을 느낀다. -많은 관객들 앞에서 라이브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긴장되지는 않는지? =나는 그러한 긴장감이 너무나 좋다. 아시다시피 나의 주특기는 드로잉이다. 드로잉은 1~5분 정도의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 모델이 1초에 주는 이미지를 잡아내어 표현하는 것이 드로잉이다. 때문에 드로잉 작업을 할 때는 언제나 긴장을 하고 있다. 모델과 음악과 나와의 삼각구도 안에서 최고조로 긴장을 했을 때, 음악에 심취하고 무대에 빠져들었을 때 나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다. 마치 전장과 같은 긴장감 속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또 퍼포먼스가 끝난 후 관객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원래 미술을 많이 아는 사람뿐만 아니라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퍼포먼스 후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감상을 얘기해 준다. 그러한 것들에 보람을 느낀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시간이 없다는 것이 힘들었다. 그러나 나니까 할 수 있었겠다는 자부심도 든다. 짧은 시간 안에 앞서 말한 전장과도 같은 긴장감 속에 고도의 집중력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주로 현장성 있는 드로잉 퍼포먼스를 주로 하던 나에게 나흘동안 작업실에 진득하게 앉아 작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처음 이틀은 익숙하지 않은 생활이 힘들어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 고비를 넘으니까 새로운 세상이 보이더라. 그 나흘의 시간들이 정말 즐거웠다. -그렇다면 그렇게 즐거웠던 나흘 동안의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전시 작품 속 시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괜히 유식한 척하며 심사숙고 감상해야하는 예술은 나와 맞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나의 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 어린이나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는 문외한이 직감적으로 느끼고 감동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나 알고 있고 좋아하는 대표 서정시들을 골랐다. -그림뿐만 아니라 서체도 매우 아름답다. 따로 서예를 배운건가? =배운 적은 없다. 대학생 시절 대학 문예운동연합에서 활동을 했다. 전국적인 연합회였는데 집회를 한번 하면 3박4일 갇혀서 현수막을 4-50개씩 미친 듯이 썼었다. 그 글씨체를 동료들이 '묵언체'라고 불렀다. 현재 나의 서체는 거기서 단련된 현장체인 것 같다. 글을 쓸 때 굳이 잘 쓰려고 신경 쓰지 않고 나의 느낌과 붓 가는 데로 툭툭 찍으면서 썼다. 특히 진달래를 쓸 때 무척 즐거웠다. 붓을 가지고 하는 작업들은 속도감이 있어야 힘이 있어 보인다. 붓글씨 역시 드로잉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에는 퍼포먼스에 서체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서 서체의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되어서 다음 퍼포먼스 때에는 서체를 추가하려고 한다. -그럼 글을 쓸 때는 앞으로 나와야 하지 않는가? =글이 거꾸로 보여도 상관없다. 그것을 굳이 읽으려고 쓰는 것이 아니다. 글씨 역시 그림처럼 생각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나의 작품을 보고 받는 당신들의 느낌이다.
-이번 작품들과 퍼포먼스에 큰 감동을 받은 사람 중 한사람으로서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여성주의저널 '일다'에 연재하는 '묵원의 드로잉'의 글과 그림, 지금까지의 작품 목록과 드로잉 퍼포먼스로 2011년 5월경에 개인전을 열려고 준비하고 있다. 늘 도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잔가지들을 쳐내고 굵은 것들, 그러니까 현재의 작업에 집중하려고 한다. 물론 드로잉 퍼포먼스는 스케줄이 잡힐 때마다 할 것이다. 관객의 감동으로 보람을 느끼니까 많은 성원 바란다. 시와 글과 그림,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김묵원 작가님의 드로잉 퍼포먼스는 정말 문외한이 보아도 격한 감동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다. 바로 본인이 그러했으니까. 송장도 튀어나와 뛰논다는 5월! 꽃과 누드의 흐드러진 감동을 기대해보자. 인터뷰 : 임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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