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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후폭풍은 지방재정이 뒤집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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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후폭풍은 지방재정이 뒤집어 쓴다

자동차 관련 세율 줄이면 지방재정 5년간 9천억 감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자동차 관련 세율을 줄이면 지방자치단체 재정이 앞으로 5년 동안에만 총 8845억 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세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개별소비세와 연동되는 취득세, 지방소비세, 지방교부세도 덩달아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소속 조승수 의원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한·미 FTA가 발효되면 기존의 자동차세 6940억 원 이외에도 취득세 1463억 원, 지방소비세 95억 원, 지방교부세 347억 원이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26일 밝혔다.

자동차세, 취득세, 지방소비세 등 줄줄이 세수 줄어

한·미 FTA로 인해 세수에 변화를 초래할 세법 개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비영업용 승용차에 대한 자동차세를 현행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고, 2000cc 이상 중대형 승용차에 대한 세금을 cc당 220원에서 200원으로 인하하는 지방세법 개정이다. 다른 하나는 2000cc 이상 승용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납부하는 개별소비세를 10%에서 5%로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이다.

정부는 자동차세 세율 인하로 매년 1388억 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면 내년에 2200억 원, 2013년 3300억 원, 2014년 4400억 원,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5500억 원의 세수가 감소할 전망이다.

조 의원은 "자동차세와 개별소비세는 직·간접적으로 지방세와 관련이 있다"면서 "지방세의 일종인 자동차세를 줄이면 곧바로 지자체 재정이 타격을 받고, 지방세와 연동된 개별소비세를 내리면 추가로 지자체 재정악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개별소비세가 줄어들면 그만큼 취득세도 줄어든다. 세금을 포함한 승용차 구입총액의 7%는 지방세의 일종인 취득세로 납부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이후 매년 2200억 원~5500억 원의 개별소비세가 줄어들면 그 7%에 해당하는 154억~385억 원의 취득세도 함께 줄어든다.

중대형 자동차의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면 부가가치세는 매년 200~500억 원, 지방소비세는 매년 10~25억 원, 지방교부세는 매년 37~91억 원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가가치세의 5%는 지방소비세이고, 중앙정부 수입으로 귀속되는 나머지 95%의 부가가치세 중에서도 19.24%만큼은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지방교부세라는 이름으로 지자체에 나눠주도록 돼 있다.

정부, 자동차세 감소분만 지원

그 결과 한·미 FTA로 인해 줄어드는 자동차세, 취득세, 지방소비세, 지방교부세를 연도별로 계산하면 2012년에 1589억 원, 2013년 1689억 원, 2014년에 1789억 원, 2015년과 2016년에는 1889억 원이 된다.

각 시도별로는 앞으로 5년간 경기도에서 2126억 원, 서울 1644억 원, 경남 696억 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도 수백억 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여 지자체 재정 악화를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그러나 정부는 한·미 FTA 이행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에 대해 자동차세 감소분에 대해서만 보전대책을 세웠을 뿐 나머지 취득세와 지방소비세, 지방교부세 감소분에 대해서는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승수 의원은 "지방재정난 해결을 위해 차관보를 팀장으로 한 별도의 태스크포스까지 운영하는 정부가 한·미 FTA로 인한 재정악화는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면 잘못"이라며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미 FTA로 인해 지방자치가 훼손되고 지방재정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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