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이날 "인류 지혜의 고전(古典)조차 강의 못하게 하는 사회. 이 땅의 깨인 사람들아! 모두 투표장으로 가시요!"라는 글을 쓴 피켓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섰다.
김 교수는 시위현장을 찾은 기자들을 상대로 "EBS의 강의 중단은 특별한 압력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강 주제였던 중용을 두고 "미래 세대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시대정신이다. 그런데 왜 자꾸 인문강의를 정치적으로 위험한 강의로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일인시위에 나선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 ⓒ프레시안(이대희) |
이날 재보궐 선거를 두고는 "국민들이 투표장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회는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라며 "나는 특정한 누군가에게 투표를 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저 국민의 권리인 투표 참여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EBS가 도올 김용옥 선생의 중용 강의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현대판 분서갱유"라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남북관계에 대한 비판이 빌미가 됐다는데, 학자적 양심을 건 강의가 정부의 입장과 다르다고 해서 이를 막는 것은 학문에 대한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9월부터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40분 EBS의 <도올 김용옥의 중용, 인간의 맛>이라는 특강을 진행해 온 김 교수는 지난 25일 EBS 측에 의해 "방송국 심의실이 다음주까지만 방송을 내보내고, 이후 방영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통보받았다. 이에 대해 EBS는 편성실이 방송중단을 결정하지는 않았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언론은 김 교수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해 사실상 '퇴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특강 내용을 묶어 출간한 <중용, 인간의 맛>이라는 책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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